입열기 시작한 발굴 동업 3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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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형택씨에 대한 특검의 수사는 李씨와 함께 보물 발굴 사업을 시작했던 세명의 동업자가 입을 열면서 서서히 풀려가고 있다.

잠수부 출신인 오세천(34)씨,무역업을 했던 최도형(58)씨, 崔씨와 함께 일했던 양순모(43)씨가 그들이다.

이들은 지난 22일 특검에 참고인으로 소환된 뒤 처음에는 李씨와의 관계나 발굴 사업에 대해 서로 다른 말을 했고, 민감한 대목은 잡아뗐다고 한다.

그러나 집중적인 추궁이 시작되자 순순히 진실을 털어놓았다는 게 특검 관계자의 말이다.

이들 중 이형택씨를 처음 끌어들인 건 崔씨다. 崔씨는 1990년 은행 지점장이던 李씨를 알게 됐다.

崔씨는 소환되기 전 "이형택씨의 지분 15%가 투자금 수천만원에 대한 몫"이었다고 거짓말하자고 제의했다. 그러나 막상 특별수사관이 캐묻자 금세 거짓이었음을 털어놓아 수사관들을 오히려 당황하게 했다고 한다.

이들은 이어 2~3일간 계속된 조사에서 李씨와 관련해 적지 않은 부분을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수사관은 "폭탄 발언이 나올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이들은 자신들과 李씨가 지분 계약을 했다는 사실을 언론에 흘린 사람으로 잠수업계의 한 사람을 꼽기도 했다.

이들이 조사받는 태도도 화제다. 첫날 조사를 마치고 특검 관계자가 "돌아가시라"고 하자 "기자들이 하도 못살게 굴어 무서워서 못 가겠다. 여기서 자겠다"며 특검 사무실에 있는 침대를 택했다.

그러더니 다음날 특검 수사관들이 출근할 때까지 큰 대(大)자로 자는 등 시간이 지나면서 여유를 되찾았다. 한 수사관은 "이들이 헌신적으로 답변하고 있어 최대한 예우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중 24일 새벽 먼저 귀가한 梁씨는 이날 한 조간신문이 보도한 내용(특수부대원들이 보물 현장 탐사 작업에 동원)이 사실과 다르다고 바로잡아 주기도 했다.

그는 "그들은 해경 해난구조대 출신으로 특수부대원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李씨에게 보물 발굴 사업 참여를 권유한 역술인 金모씨는 23일 소환 조사를 받고 돌아간 뒤 잇따라 찾아오는 취재진 때문에 졸지에 유명인이 됐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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