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대 '상순장학회' 건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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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평생 모은 돈을 가난한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으로 몽땅 내놨던 할머니를 위해 대학측이 장학재단을 설립한다.

창원대는 24일 대학 회의실에서 이상순(李尙順 ·85 ·사진 ·창원시 팔용동)할머니가 기증한 1억원으로 상순장학재단 설립총회를 갖는다.

李할머니는 지난해 4월 아무런 연고도 없는 대학을 혼자 찾아와 평생 자린고비 생활을 하며 모은 8천만원을 선뜻 내놨고 지난해 11월에도 자신이 모은 2천만원을 아낌없이 기탁했다.

30여 년전 남편과 사별한 뒤 여관을 운영한 李할머니는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직접 이불을 빨고 청소를 하며 돈을 모았다.여관을 구입하는데 빌린 돈을 갚는데 10년이 걸렸다.낮에는 여관청소를 하고 밤에는 손님을 맞는 힘든 생활이었다.

10여 년전 여관을 처분해 창원시 중앙동에 택지 80평을 구입해 뒀다가 이번에 팔아 장학금으로 냈다.

그녀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버지를 여의고 고향(경남 합천)을 떠나 마산에서 홀어머니 밑에서 숱한 고생을 해야 했다.

李할머니는 “가난 때문에 공부하지 못한 게 평생 한이었다”며 “가지고 죽을 재산도 아닌데 좋은 일에 쓸 수 있어서 오히려 행복하다”고 말했다.

대학측은 설립 첫해인 올해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 두 명에게 5월,10월 두 차례 등록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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