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일본 총리 퇴임사]

중앙일보

입력

국민들 고맙다. 지난해 더운 여름 싸움에서 일본 정치의 역사는 크게 바뀌었다. 그 국민 판단은 틀리지 않는다고 확신한다. 그런 젊고 멋진 국회의원들이 활약하고 있다. 국민 판단의 결과다. 정권 교체로 인해 국민의 생활이 반드시 좋아진다는 판단을 갖고 총리로서 직을 행사해왔다. 여러분과 협력해 일본의 역사를 바꾸자, 정치 주도, 국민 모두가 주역이 되는 정치를 노력했던 총리가 되고자 했다.

국민을 위한 예산을 성립하는 것이 가능했다. 아동수당을 도입했고, 고교 무상화도 시작되고 있다. 국민 미래를 위해 나의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고 확신한다. 산업을 활성화시키겠다. 농업도 어렵지만 개별소득 보전도 곧 시작된다. 1차 산업이 2,3차 산업과 함께 더욱 재생되는 날이 올거라고 확신한다. 다양한 변화가 국민 생활에서 일어나고 있다. 의료 붕괴가 일어나고 있는 지역이 있지만 의료비를 증가시킨 것도 국민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정권 여당의 해온 것이 국민에게 반드시 반영되지 는 않고 있다. 나의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한다. 첫째는 후텐마 문제다. 도쿠노시마 주민들에게도 폐를 끼쳤다. 오키나와 밖으로 옮기려고 앞으로도 노력을 해왔지만 결국 현밖으로는 옮기지 못했다. 지금부터라도 그 노력을 해야 한다. 한편 북한이 한국의 천암함을 어뢰로 침몰시키는 사태가 벌어졌다. 북동아시아는 안전이 확보되지 않았다. 일본 뿐 아니라 북동아시아의 안전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사민당에게 정권 이탈이라는 참담한 일을 겪게 한 것도 유감이다. 나는 앞으로도 사민당과 함께 최대한 협력을 부탁하고 함께 해나가고 싶다. 오키나와 주민을 위해 부대를 현외에 옮기도록 새로운 정권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일의 신뢰관계를 유지시키지 않으면 안되는 나의 판단을 이해해줘야 한다. 일본의 평화를 일본인의 손으로 지키는 날이 언젠가 온다고 본다. 미국에 의존하는 것을 50년, 100년 이어가면 안된다. 그래서 하토야마가 조금이라도 현외로 옮기려고 했던 의지를 이해해 달라.

나의 시대에는 어렵겠지만, 여러분의 시대에는 일본의 평화를 일본인의 손으로 만드는 그런 환경을 만드는 모색을 해야 한다. 미일 관계도 물론 중요하다. 사민당의 입장을 어렵게 한 데 대한 책임은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민당을 나와서 사키가케, 민주당을 만든 이유이기도하지만, 자민당의 금권 체질, 클린 정치를 해야 겠다는 일념으로 살았다. 그러나 나 자신이 정치자금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은 나 자신도 상상도 못했다. 국민 여러분께 당 관계자에게 송구하기 짝이 없다.

나는 그런 정치와 금권에 결별하는 민주당이 되기를 바란다.(장내 박수) 나 자신도 이 자리를 물러나겠지만, 오자와 간사장도 정치자금 문제에 걸려있는 것을 여러분이 잘 알고 있다. 간사장과 상담하겠지만, 간사장도 자리를 물러나달라고 요청했다. 이로써 더욱 클린한 민주당을 만들수 있다고 주장했다. 간사장도 알았다고 했다.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더욱 말씀드리지만 고바야시 쓰요미 의원도 그 책임을 져야 한다. 우리 민주당 재생을 위해서는 클린한 민주당으로 태어나야 한다.

국민의 의견을 듣는 그런 민주당을 다시 태어나고, 새로운 정치로 재생할 것으로 확신한다. 나는 자주 우주인으로 불린다. 내가 마음대로 해석하면, 5년후 10년후 미래의 모습을 말씀드리니까 국민들이 무슨 소리를 하느냐고 생각해서 붙인 별명같다. 지역주권을 예로들면 지역이 오히려 국가에 위에 있어야 하는 시대가 와야 한다. 국가가 지방에 군림해서는 안된다. 지방 주민이 생각하는 대로 지역을 만들수 있어야 일본이 반드시 좋아진다. 국민들이 이해해주는 날이 오리라 확신한다.

여러분이 주역이 되어서 국민이 주역되는 그런 정치, 사회를 만드는 것이 가능해야 한다. 여러 의원분들, 될 수 있는 한 국민 모든 분들이 보람을 갖는 사회를 만들자. 동아시아 공동체도 바로 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언젠가는 반드시 그런 사회가 온다고 보고 있다. 한일중 제주도 회담에서도 국경을 넘어서 그런 사회를 만들자고 했다. 그래서 나라의 문을 여는 것이 미래를 여는 것이라고 확신한다. 아주 먼 얘기같지만 내가 말하는, 그런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달라.

제주도 호텔 정원에 히요도리를 보고, 아 이 히요도리가 일본에서 왔구나 라고 맘대로 해석해봤다. 이 새도 곧 일본으로 돌아갈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어려울 때도 힘들 때도, 국민과의 대화 속에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보자. 8개월 남짓 함께 고생한 데 대해 감사를 드린다. 국민에 대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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