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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대선 예비주자들 "CEO 대통령론 내가 원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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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 대선 예비주자들 간에 'CEO(최고경영자) 대통령'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제왕적 대통령'의 폐해가 강조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CEO 대통령'이 부각되면서 앞다퉈 '내가 CEO 대통령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인제 고문은 20일 대통령후보 경선 출마 선언문에서 다섯번이나 'CEO'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는 "우리 시대는 국민을 고객.주주로 여기고 국민에게 만족과 감동을 안겨주는 CEO형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제 대통령도 군림하는 통치자에서 탈피, 노트북을 들고 활기차게 지구촌을 누비는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CEO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동영 고문도 지난주 제주에서 출마선언을 하면서 '젊은 CEO'론을 내세웠다. 그는 "21세기에는 소비자가 기업에 요구하는 수준의 서비스를 국민에게 제공할 수 있는 CEO형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대통령에 뽑히면 국정을 운영하는 최고경영자로서 민주적인 조정자 역할을 성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말한다.

유종근 전북도지사는 "국민은 제왕적 대통령이 아닌 민주적 리더십을 갖춘 CEO 대통령을 원한다"며 "CEO형 리더십을 통해 인치(人治)가 아닌 시스템 경영으로 국가를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근태.김중권.노무현.한화갑 고문도 'CEO 지도자론'에 합류하기 위해 아이디어 짜내기에 골몰하고 있다.

'CEO'원조 논쟁도 불붙고 있다. 柳지사측은 "당초 'CEO 대통령'이란 단어는 우리가 먼저 썼는데 모두 따라해 차별화가 안되고 있다"며 울상이다. 이에 李고문측은 "오래 전부터 CEO 지사를 지향하며 CEO 대통령의 꿈을 키워왔다"고 반박했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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