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남 총장 거취에 더해지는 압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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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신승환씨에 대한 특별검사팀의 구속영장 청구 방침이 신승남 검찰총장 개인은 물론 검찰조직 전체에 큰 충격을 던졌다.

경우에 따라 愼총장이 특검에 불려나가 조사를 받는 초유의 사태가 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특히 동생 愼씨가 검찰간부를 만났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정치권은 물론, 검찰 일각에서도 벌써부터 愼총장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특검팀은 愼씨가 접촉한 검찰간부들에 대해서도 조만간 조사를 벌인다는 방침이어서 사태의 충격은 더욱 커지게 됐다. 일선 검사들은 "가까스로 안정을 되찾아 가던 조직이 또 다시 흔들리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고 있다.

◇ 불안해진 愼총장 거취=특검팀 관계자는 愼총장 소환조사 계획을 묻는 질문에 "현재까지는 愼총장의 개입 혐의가 나온 것이 없다"고 말했다.

愼총장은 지난해 9월 동생 愼씨의 문제가 처음 불거졌을 때 "최근 동생을 만난 적도, 부탁받은 적도 없어 내가 책임질 일은 없다"며 단호한 태도를 보였었다."문제가 된 이용호씨 수사를 내가 지시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대검의 한 관계자는 "愼총장의 이런 입장은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총장이라고 동생의 비리혐의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은 '마녀사냥식 여론몰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愼씨에 대한 영장이 발부되고, 愼씨의 로비행각이 추가로 드러날 경우 상황은 1백80도 달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지난해 愼씨를 무혐의 처리한 대검 수사에 검찰총장의 책임론이 제기된다. 가뜩이나 정현준.진승현 게이트 등의 재수사로 검찰에 대한 불신이 커진 상황이어서 愼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여론이 힘을 받을 가능성도 작지 않다.

이를 업고 특검팀이 愼총장에 대한 소환조사를 강행할 경우 자진 사퇴 국면으로 몰릴 수도 있다.

지난해 이용호씨 사건 수사와 관련해 사퇴한 임휘윤(任彙潤).임양운(林梁云).이덕선(李德善) 세 간부에 이어 愼총장까지 물러날 경우 검찰조직의 권위는 더욱 떨어지게 된다.

이런 이유로 검찰 일각에선 愼총장의 용퇴론도 나온다.

◇ 지난해 수사에 대한 논란=특검팀은 愼씨가 이용호씨의 계열사 사장으로 영입되면서 받은 5천만원을 ▶부실채권 인수를 위한 자산관리공사 관계자 로비▶쌍용화재 주식매집과 관련한 금융권 청탁 등에 대한 대가로 봤다. 그래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간부들을 만나 이용호씨에 대한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정황이 포착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도 추가할 방침이다.

그러나 지난해 수사를 맡았던 대검쪽 관계자는 "돈의 대가성을 판단하는 시각차이일 뿐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지적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愼씨가 받은 돈은 개인부채 탕감 등을 전제로 한 스카우트비 명목의 성격이 강했고, 자산관리공사 등의 관계자들과 접촉한 것도 정당한 임무수행으로 볼 수 있다는 것.

하지만 특검의 의도대로 愼씨가 기소돼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당시 수사팀에 대한 문책성 인사는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박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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