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레 미제라블' 가족 뮤지컬로 재단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5면

서울시극단이 올해로 탄생 2백주년이 된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을 가족 뮤지컬로 만들어 공연 중이다. 주인공의 이름을 딴 '장발장'이 그것이다.

서양에서도 유명 소설이 이처럼 변형되는 예는 드물지 않다. 찰스 디킨스의 '올리버 트위스트'는 '올리버'란 이름의 뮤지컬로 만들어져 세계 각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럴 경우 작품의 시선이 어린이에게 맞춰지는 게 보통이다. 당연히 교훈담 요소가 강하다. 이미 '레 미제라블'은 미셸 쇤베르크 작곡의 동명 뮤지컬로 잘 알려져 있다.

뮤지컬 '장발장'은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19년간 감옥에서 보낸 장발장이 자비로운 신부의 도움으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코제트와 마리우스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가 덧씌워졌다. 장발장은 사랑과 자기희생을 실천한 인물로 그려진다. 집요하게 그를 쫓는 자베르 형사도 결국 그로 인해 구원을 받는다. 프랑스 혁명 등 묵직한 메시지 대신 훈훈한 인간 드라마를 강화했다.

서울시극단 배우 박봉서가 처음으로 뮤지컬을 연출했다. 음악은 '한바탕 웃음으로' 등 서정적인 가요로 잘 알려진 송시현이,안무는 서병구가 맡았다.

눈물나게 하는 팡틴과 코제트의 솔로곡,새 삶을 다짐하는 장발장과 도둑들이 부르는 코믹한 노래 등 아기자기한 구성미를 갖췄다.

TV드라마 '육남매'에서 말순이 역으로 나와 시청자를 울린 꼬마 스타 송은혜.은현 남매가 어린 코제트와 가난하지만 용감한 소년 가브로슈 역으로 출연한다. 이밖에 서울시극단 배우인 주성환(장발장).강신구(자베르).코제트(김보영).팡틴(이은미).김신기(마리우스) 등이 나온다.

2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소극장. 오후 2시.5시,월 쉼.

02-3991-647.

정재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