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노동당 당수 선거전 57세 흑인 여성의원 돌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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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13년 만에 야당이 된 영국 노동당의 당수 경선에서 흑인 여성 의원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다이앤 애보트(57·사진) 하원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폴리틱스-홈’ 웹사이트가 실시한 e-메일 여론조사에서 애보트는 19%의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고 데일리 메일이 26일(현지시간) 전했다. 가장 강력한 후보로 꼽히는 데이비드 밀리밴드 전 외무장관에게 1%포인트 앞섰다. 밀리밴드의 동생인 에드 밀리밴드 전 에너지·기후변화장관(12%)이 뒤를 이었다.

반면 노동당원 대상 조사에선 데이비드 밀리밴드(31%)와 에드 밀리밴드(18%)가 1, 2위에 올랐고 애보트의 지지율은 9%에 그쳤다.

현지 매체들은 애보트가 경선 출마를 선언한 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아 앞으로 차츰 당내 지지를 넓혀 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노동당 당수는 하원과 유럽의회 의원, 당원, 노조 선거인단 등이 참여하는 투표로 선출된다. 9월 25일에 열리는 전당대회 첫날 고든 브라운의 후임 당수가 발표될 예정이다.

애보트는 노동당 역사상 당수 경선에 나선 첫 흑인 여성이다. 카리브해 자메이카 이민자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지방의회 의원을 거쳐 1987년 흑인 여성 최초로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이후 지금까지 23년 동안 흑인 거주자가 많은 런던 북부 해크니 노스&스토크 뉴잉턴 지역구를 대표하고 있다. 노동당 내 대표적 좌파 의원으로 인종·여성 문제에 적극적이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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