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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화사해졌네요, 선머슴 같던 골프 꿈나무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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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1면

네 꿈나무의 평소 훈련할 때 모습.

지난 11일 스타일 서포터스팀은 골프복을 잔뜩 싸 들고 전남 함평으로 갔다. 신지애 선수가 나온 함평골프고등학교엔 골프 꿈나무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그중에서 이달 서포터스팀의 응원을 받게 된 꿈나무는 이미향(17)·장수련(16)·전인지(16)·류고운(16)양 등 네 명. 지난달 열렸던 ‘매경 빅야드배 17회 전국 중고등학생골프대회’에서 여고부 단체전 우승을 한 팀이다. 서포터스팀을 맞은 이들 네 선수는 모두 검은 트레이닝복 차림에 머리는 질끈 묶고 있었다. 그 또래의 아이들과는 달리 도통 스타일엔 관심도 없는 표정이었다.

교실에 옷과 메이크업 도구를 풀었다. 이내 수다 떨던 아이들의 눈이 모두 그곳에 쏠렸다. “언니, 우리 화장도 하는 거예요?” 놀라면서도 뭔가 재미있는 일을 기대하는 눈치였다. 준비한 옷들을 보고도 “와, 저거 봐. 치마다, 반바지다!”라며 관심을 보였다.

운동복 아니면 골프복. 아이들은 두 종류 옷밖에 없다. 또래들은 유행 따라 몇 벌씩 있는 청바지도 하나 있을까 말까다. 새벽엔 체력 훈련을 하고 하루 종일 공을 치니 옷을 사도 입을 일이 없단다. 특히 4~9월 내내 전국 골프 대회를 누비다보니 다른 옷이 필요 없다.

하지만 모두 대수롭지 않다는 투다. 운동복·골프복도 부모님이 사주는 대로 입는다. 생업까지 접고 자신에게 올인하는 부모님에게 옷 타령을 할 순 없어서다. “네가 잘해야…” 하는 주변의 얘기가 스트레스이긴 하지만 운동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것도 안다. 그래서 패션에 관심 있다던 인지조차 골프복 브랜드만 꿰는 정도.

아이들은 골프복도 멋보다 편한 것만 찾았다. 그러다 보니 치마나 반바지는 입지 않았다. “이 허벅지를 어떻게 내놔요.” “치마는 무릎 굽힐 때 불편해요.” 수련이는 절대 불가라며 정색을 했다. 서포터스팀은 “프로 선수들은 치마를 좋아한다” “치마를 입으면 훨씬 더 예쁘고 날씬해 보인다”고 소녀들을 설득했다. 결국 “이때 아니면 언제 입어보느냐”라는 말에 짧은 치마를 거부하던 인지도 마음을 바꿨다.

막상 키가 175㎝인 인지가 흰색 치마와 빨강 티셔츠를 입고 나오자 반응은 뜨거웠다. 모두 “샤라포바가 됐다”며 환호했다. 인지도 쑥스러운지 다리를 감싸면서도 거울을 연신 쳐다봤다. “키가 커서 치마 입으면 남자 같을 줄 알았는데…저 진짜 괜찮아요?”라며 웃었다. 그 뒤 아이들은 용기를 냈다. 블랙만 고집하던 고운이도 반바지에 푸른색 시원한 컬러의 셔츠에 도전했다. 까무잡잡한 피부와 의외로 잘 어울렸다. “워메, 우리 딸이 여자가 돼부렀네.” 고운이가 탈의실에서 나오자 고운이 어머니 장춘화(44)씨도 놀랄 정도였다. 수련이는 빨강 체크 바지를 꼭 맞게 소화했다. “너무 꼭 끼지 않아요?”라며 쑥스러워하면서도 날씬해 보인다는 말에 흐뭇해했다. 미향이는 가장 여러 번 옷을 갈아 입었다. “귀엽게 보이고 싶다”는 주문 때문이다. 원피스·스커트를 입어본 뒤 결국 점프수트형 반바지를 골랐다. 티셔츠를 입을 때보다 민소매가 오히려 팔뚝이 가늘게 보이는 걸 신기해했다.

가벼운 화장을 마치고 나자 촬영 준비 완료. 그때부터 더 왁자지껄해졌다. 옷이 달라지니 포즈도 저절로 변했다. 재미있게 찍어보자는 주문에 “야, 우리 김연아처럼 해보자” “뽀삐뽀삐는 어때?”라며 상의도 했다. 별것 아닌 말에도 3초마다 까르르 웃음이 터졌다. 너무 신이 난 소녀들 때문에 사진 찍는 데만 두 시간이 걸렸다. 새 옷 입고 화장까지 했는데 오늘은 뭐할까 궁금했다. 그들은 대답하는 데 1초도 안 걸렸다. “ 잘 놀았으니 공 쳐야죠.”

글=이도은 기자
사진= 김상선 기자 sskim@joongang.co.kr>



네 소녀에게 어울리는 골프 패션

골프 꿈나무들은 11월 중간고사를 치르러 오랜만에 학교에 왔다. 하지만 색다른 변신에 시험 걱정도 잊었다. 왼쪽부터 전인지·이미향·류고은·장수련양.

“이 두꺼운 허벅지·팔뚝 어떡해요?” “어디 얼굴 안 타는 자외선 차단제 없을까요?” 넷은 똑같은 하소연을 했다. 팔다리가 좀 가늘어 보였으면, 또 살결이 좀 하얘 보였으면 하는 것이다. 고민을 해결할 스타일링법을 찾아봤다. 제품 협찬 헤지스골프 헤어·메이크업 우송대학교 뷰티디자인학과 김혜균 교수 도움말 헤지스골프 장지혜 디자인팀장

인지는 큐롯 스커트로 깔끔한 느낌을

큰 체구에 쏠리는 시선을 분산하기 위해 소매와 몸판에 컬러가 들어간 티셔츠를 골랐다. 햇볕에 탄 얼굴을 촉촉하게 보이려 액상 파운데이션을 최대한 얇고 자연스럽게 펴 발라준 뒤 컨실러로 수정했다.

미향이는 체크 올인원으로 더 귀엽게

키가 작고 귀여운 스타일이어서 체크 무늬의 올인원이 가장 어울렸다. 눈이 크고 귀여운 얼굴을 살리려 볼 화장과 입술에 포인트를 줬다. 우선 펄베이스로 화사함을 더하고 피부톤을 살렸다.

고운이는 가는 하체에 어울리는 큐롯 팬츠

하체가 가는 편. 큐롯 팬츠로 소녀다움을 강조했다. 흰색 바지에 맞춰 선캡도 짝지었다. 쌍꺼풀이 없으면서 눈두덩이 두툼한 눈에 요즘 유행하는 스모키 화장을 했다.

수련이는 터프한 이미지, 빨강으로 포인트

빨강이 포인트로 들어가는 흰 셔츠에 빨간색 선캡을 짝지었다. 터프한 이미지에 생생한 컬러감을 더했다. 화장은 그린·옐로 컬러로 눈을 강조하고 다소 두툼한 눈두덩엔 음영과 색감을 줬다.



스타일 서포터스는 밝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이웃을 찾아 꾸며줍니다. 어렵지만 밝게 살아가는 그들이 아름다워지면 더 행복해질 거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서포터스는 여러분의 삶을 응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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