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옥 소환 표정] 辛 "어쩌다 내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신광옥(辛光玉)전 법무부차관이 소환된 19일 서울 서초동 서울지검 청사에는 하루종일 무거운 침묵과 긴장감이 감돌았다.

수사진은 평소보다 1시간 이른 오전 7시30분쯤 출근해 진승현씨 등 관련자들을 서울구치소에서 불러내 辛전차관과의 대질신문을 준비하거나 辛전차관에 대한 신문 내용을 정리하는 등 바쁜 움직임을 보였다.

◇ 辛전차관 조사=김대웅(金大雄)서울지검장과 박상길(朴相吉)3차장.박영관(朴榮琯)특수1부장 등 간부 세명은 오후 7시30분쯤 辛전차관 수사 주임검사인 특수1부 홍만표(洪滿杓) 부부장 검사를 검사장실로 불러 3시간 가량 저녁 식사를 함께 하며 수사진행 상황을 보고받았다.

洪검사의 수사상황 보고가 길어지자 청사 내에는 "수사 진척 상황이 빠르다" "예상외의 돌출 변수가 나왔다"는 등 추측이 나돌았으나 실제 상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辛전차관은 "심경을 밝혀달라" "陳씨측으로부터 돈을 받은 게 사실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굳게 입술을 다문 채 간부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특수1부장실로 올라가 30분간 대화를 나눴다.

朴부장에 따르면 辛전차관은 차를 마시며 "어쩌다 내가 이런 처지가 됐는지 모르겠다. 조사를 통해 결백을 입증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고 한다.

◇ 침통하면서 단호한 검찰=서울지검 수사관계자들은 "辛전차관이 소환됐으니 사건의 실체가 곧 드러날 것"이라며 "지금은 일희일비할 때가 아니다"고 말하는 등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또 대검과 서울지검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辛전차관이 대검 중수부장까지 지낸 검찰 출신이어서 검찰로서는 또 하나의 악재이지만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고 정치권력과 일정한 거리를 두는 데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환.김승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