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실속있게 하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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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연말 연시와 방학을 맞이해 건강 검진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일부 종합병원의 경우 내년초까지 예약이 밀린 상태다.

그러나 고가 검사 위주의 패키지형 검진은 비용에 비해 실속이 적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내게 맞는 맞춤형 건강검진이 필요하다는 것. 건강검진 시 주의사항과 실속있는 검진 요령에 대해 알아본다.

◇ 기본 검진은 필수=혈액 및 대.소변 검사와 혈압 측정.가슴 엑스선 촬영은 기본이다. 연령과 성별을 불구하고 누구나 받는 것이 좋다.

암 조기 발견을 위한 기본 검진으론 위 내시경과 질(膣)세포진 검사가 있다. 위암 검진을 위해 조영제를 마시고 엑스선 촬영을 하는 위장 조영술 검사는 정확도 면에서 위 내시경보다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암이 의심되는 부위가 나타날 때 조직검사를 할 수 없다는 것도 위장 조영술의 단점이다.

통증이 걱정된다면 수면 내시경을 받으면 된다. 수면 내시경은 미다졸람 등 수면제 주사를 통해 30분~1시간 동안 가면(假眠)상태를 유도한 뒤 내시경을 실시하는 검사.

가면이란 의사의 지시대로 움직일 수 있으나 검사 자체는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다. 3만~5만원의 비용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내시경 검사때 각종 위장병을 유발하는 헬리코박터 세균이 있는지 반드시 함께 검사하도록 한다.

자궁 경부암 발견을 위한 질세포진 검사는 성 경험이 있는 여성은 연령과 상관없이 받아야한다. 기본 검진은 동네의원에서도 충분하며 10만원 이내로 가능하다.

◇ 추가 검진은 이렇게=B형이나 C형 간염 환자, 평소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은 간암 및 간 경변 발견을 위해 복부 초음파 검사를 받아야 한다.

당뇨 환자는 한국인의 실명 원인 1위 질환인 당뇨 망막증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 망막 검사를 받도록 한다. 여성의 경우 의사와 상의해 유방암 검진을 위한 유방 엑스선 촬영과 유방 초음파 검사, 골다공증 검진을 위한 골밀도 검사를 받는다.

고혈압과 흡연.고지혈증 등 심장병 위험 인자를 갖고 있는 사람은 심전도 검사를, 운동 후 가슴에 통증을 느낀 경험이 있다면 뛰면서 심전도를 측정하는 운동 부하 검사를 받도록 한다.

50세 이상이라면 대장암 검진을 위해 대장 조영술과 에스상 결장 내시경 검사를 동시에 받도록 한다. 항문으로 조영제와 내시경이 들어간다는 점이 부담이지만 최근 대장암이 급증하고 있으므로 4~5년에 한번은 받는 것이 좋다.

◇ 주의 사항=특정 부위에 이미 증상이 있는 사람이라면 종합검진을 받기보다 해당 진료과목을 바로 찾는 것이 좋다.

CT나 MRI 등 고가 검진에 대한 맹신도 곤란하다. 이들 검진이 필요한 경우는 수백명 가운데 한두 명 꼴이므로 증상이 없는 사람이 CT나 MRI를 받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가임기 여성은 행여 임신을 했는지 주의해야 한다. 방사선을 많이 쬐는 위장과 대장 조영술.CT 검사는 태아에 좋지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홍혜걸 의학전문기자.의사

◇ 도움말 주신 분=서울중앙병원 건강의학과 김기락 교수.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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