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용배씨 청부폭력… 사위 고발당한데 앙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금감원의 주가조작 조사를 무마해주겠다며 기업체로부터 2억5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13일 구속된 황용배(黃龍培.62.뉴퍼블릭GC 사장.사진)전 아태재단 후원회 사무처장이 주가조작 내용을 고발한 진정인을 청부폭력했음이 밝혀졌다.

폭력에는 국군정보사 직원까지 동원됐으며, 진정인 南모(34)씨는 집단폭행을 당해 눈두덩이 함몰되는 전치 5주의 중상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黃씨는 지난 6월 평소 알고지내던 국군정보사 소속 군무원 洪모(49.4급)씨에게 활동비 3백만원을 주고 "南씨가 서능상사(현재 VON)를 검찰에 진정하려 하는데 경거망동하지 못하게 혼을 내주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洪씨는 7월 31일 폭력배 3명과 함께 서울 서초구 양재동 교육문화회관 앞길로 南씨를 유인, "고소를 취하하라"며 발과 주먹으로 수차례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능상사에는 黃씨의 사위 梁모(35)씨가 상무로 근무하고 있다.

이에 앞서 南씨는 서능상사의 외자유치 협상 중개 역할을 맡았다가 서능상사가 유치를 중도에 포기하자 "梁씨가 외자 유치를 주가 띄우는데 이용한 뒤 일부러 협상을 결렬시켰다"며 서능상사 대표와 梁씨를 사기 혐의로 7월 24일 검찰에 진정했었다.

경찰은 4개월간 추적한 끝에 지난 7일 黃씨와 정보사 직원 洪씨, 폭행에 가담한 千모(43)씨를 붙잡아 黃씨와 千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洪씨는 군 수사기관에 넘겼다. 이에 따라 11일 洪씨는 군 수사기관에, 千씨는 경찰에 각각 구속됐다.

그러나 黃씨에 대한 영장은 '피해자와 합의를 위한 공탁금 2천만원을 걸었으며 구체적으로 폭력을 지시하지는 않았다'는 이유로 법원에 의해 기각됐다.

또 폭행의 빌미가 됐던 南씨의 서울지검 진정건도 '사기혐의를 뒷받침할 고의성과 피해사실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기각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黃씨는 경찰에서 "南씨가 언론에 얘기를 흘리고 검찰에 고발한다고 협박해 딸과 사위(梁씨)가 피해를 보고 있어 南씨에게 신중히 행동하도록 경고하기 위해 그랬다"고 말했다.

검찰은 10월 23일 금감원의 고발에 따라 서능상사 대표와 梁씨를 지난달 28일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했다.

성호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