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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당찬 18세 이정민, 힘센 언니들 줄줄이 깨고 웃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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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한국여자골프에 장래가 촉망되는 대형 신인이 탄생했다.

이것이 대형 루키의 스윙이다. 이정민이 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 4강전 2번홀에서 강력한 드라이브샷을 날리고 있다. [KLPGA 제공]

새내기 이정민(18·삼화저축은행)이다. 이정민은 23일 춘천 라데나골프장(파72)에서 끝난 KLPGA투어 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5억원) 결승전에서 프로 7년차 문현희(27·하나금융)에게 3홀 차 승리를 거뒀다. 우승 상금 1억원을 받았다.

타수 합계로 순위를 정하는 스트로크플레이와 달리 매치플레이는 매홀 타수에 따라 승패를 가려 이긴 홀이 많은 선수가 승자가 되는 방식이다. 32강에서 KLPGA 투어 1인자인 서희경(24·하이트)을 꺾는 이변을 일으킨 이정민은 16강에서 조윤희(28·토마토저축은행), 8강에서는 김현지(22·LIG)에게 완승을 거뒀다. 이날 오전 4강전에서는 김영주골프 여자오픈 챔피언 이보미(22·하이마트)마저 5홀 차로 이기며 돌풍을 이어갔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1m73㎝, 63㎏의 체격에서 뿜어나오는 장타가 일품인 데다 정교한 아이언샷까지 겸비해 단숨에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이날 결승전에서도 문현희보다 드라이브 거리에서 20~30야드 멀리 보내며 여유 있게 경기를 풀어갔다.

이정민은 5번 홀(파4)에서 버디를 적어내며 리드를 잡았고 문현희가 곧바로 6번 홀(파5)에서 버디로 동점을 만들자 11번 홀(파4)에서 또 한 번 버디로 앞서갔다. 두 선수는 부담감 때문인지 13, 14번 홀에서 나란히 연속 보기를 적어냈지만 16번 홀(파3)에서 문현희가 보기를 하는 사이 이정민은 파로 막아 2홀 차로 달려 나갔다. 이어 이정민은 17번 홀(파4)에서 버디로 승부를 갈랐다.

이정민은 “17번 홀에서 타이거 우즈처럼 멋진 세리머니를 준비했는데 갑자기 승부가 결정되는 바람에 세리머니를 못한 것이 아쉽다”며 “특별한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1승을 달성했으니까 이제는 2승을 향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정민은 남자들도 다루기 힘든 2번 아이언을 좋아한다. 바람 부는 날이면 우드 대신 2번 아이언을 들고 나온다. 이정민은 “시드 순위전에서도 맞바람이 불 때 2번 아이언 덕을 많이 봤다. 어려서부터 사용해서 그런지 별로 부담감이 없다. 일반 다른 아이언 클럽과 똑같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정민은 올해 2월 태국 전지훈련 중 출전했던 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신인 돌풍을 예고했다. 앞서 2006년 한국주니어선수권대회, 2007년 호심배, 2008년 송암배 등에서 우승했고 2008년 11월에는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폴로주니어클래식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정민은 “이보미 언니처럼 매 대회 톱 10에 진입할 수 있는 꾸준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3~4위전에서는 이보미가 조윤지(한솔)에 5홀 차 완승을 거뒀다.

춘천=문승진 기자



◆ 이정민

▶생년월일 : 1992년 1월 14일

▶키 : 173cm(장갑 사이즈 23, 신발 사이즈 260mm)

▶학교 : 서울 봉은초-대청중-대원외고-고려대

▶평균 드라이브 거리 : 260야드

▶좋아하는 음식 : 김치찌개·육류

▶취미 : 컴퓨터, 모자 모으기(100개 정도)

▶자신 있는 것 : 아이언 샷

▶부족한 것 : 결정적인 순간에 퍼팅 실수

▶ 경력 : 2006 한국주니어골프선수권 우승, 2007 호심배아마추어골프선수권 우승, 2008 송암배 아마추어골프선수권 우승, 폴로주니어클래식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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