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장 후보, 시·통합 불발 책임 공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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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지방선거 선거운동 이틀째인 21일 경기도 성남시장 후보 세 명은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지역 내 최고 유원지인 남한산성과 사찰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21일 오전 8시쯤 성남시 수정구 은행동 남한산성 유원지 앞. 황준기 한나라당 후보는 유원지를 찾은 수백 명의 나들이객에게 일일이 악수를 하며 남한산성 내 약사사로 향했다.

그는 사찰을 찾은 시민 대부분에게 일일이 악수하며 ‘황준기입니다’를 외쳤다. 황 후보의 악수를 받은 시민 김석춘(57·성남시 야탑동)씨는 “항상 중생을 생각하는 부처님같이 성남시민을 위한 시장이 돼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선거 유세 첫날인 20일에는 ‘여성 보행 체험을 한다’며 하이힐을 신고 미금역 일대를 누비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같은 시각 이재명 민주당 성남시장 후보도 남한산성을 찾았다. 범야권 단일후보로 추대된 이 후보 옆에 시장 후보를 양보하고 도의원에 출마한 민주노동당 김미희 후보가 나란히 섰다. 이 후보는 등산객들의 손을 꼭 잡으며 “성남에서 30년 이상 살고 일한 지역 일꾼”이라고 강조했다. 시민 김상기(41)씨는 “성남에서 오래 일하셨으니 잘 될 것”이라며 “여긴 염려 말고 분당을 잡으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오전 10시 태평동 봉국사를 찾아 불자들을 만났다.

무소속 이대엽 후보 역시 이날 오후 남한산성 유원지에서 유세를 펼치면서 주요 지지 기반인 노인들과 인사하며 “마지막으로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성남시는 수정·중원·분당 등 3개 구로 이뤄졌다. 분당신도시 조성 이후 수정·중원구 등 기존 지역은 민주당 등 현 야권에, 신시가지인 분당구는 현 여권에 우호적인 투표 성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야권 후보 단일화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선거전이 펼쳐지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황 후보와 이재명 후보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이대엽 후보가 쫓아가는 판세로 보고 있다.

세 후보는 성남·광주·하남 행정구역 통합 추진과 무산을 놓고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해 10월까지 청와대 주무비서관이었던 황 후보는 졸속 추진되다 무산된 광주·하남과의 행정구역 통합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며 책임론을 내세웠다. 황 후보는 “통합 시도에 대한 책임은 주민 의사를 배제한 채 통합을 들고 나온 성남·하남시장”이라며 “통합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통합시 비전을 제대로 알린 상태에서 주민 의견에 따라 추진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대엽 후보는 “행정구역 통합은 광주·하남시장과 합의해 추진했고 관련 안건이 시의회까지 통과했지만 국회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성남=유길용·최모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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