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중구, 후보 4명 앞다퉈 “재개발·상권활성화 이끌 적임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6.2지방선거#20일 오후 8시 울산 복산동 홈플러스 사거리.

“조용수(무소속·현구청장)는 뽑아줘봤자 여론조사 금품사건에 걸려 재선거를 해야 하잖아.”(식당주인 전모씨·48)

“재선거는 무슨…. 검찰이 1년6개월 형 불렀는데(구형) 500만원 벌금형이면 무죄나 마찬가지야. 아마 2심3심 가면 아무 문제 없는 걸로 될 걸.”(개인사업 이모씨·49) 

#같은 날 오후 9시30분쯤 병영사거리의 한 맥주집.

“중구에서 한나라당 공천 받은 사람(박성민 전 구의회의장)이 낙선할 수도 있을까.”(교사 이모씨·53)

“재선 구청장을 정치적으로 살인(공천 탈락)한 거니까, 동정표가 몰릴 수도 있고….”(회사원 정모씨·53)

선거운동 확성기 소리가 거리를 가득 메운 공식 선거운동 첫날. 역대 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당선’이던 울산중구의 구청장 선거를 놓고 전례없는 곳곳에서 말싸움이 벌어졌다.

울산 중구는 허허벌판이던 남구가 신도심으로 떠오르기 이전까지 울산의 경제·정치·생활 중심지였다. 성남동 주리원 백화점을 중심으로 상권이 번창해, 울산에서 시내에 간다면 이곳을 찾는다는 의미로 통했다. 이 일대 다방에서 원로들이 주고받는 얘기는 울산 전체의 민심 풍향계가 되어 정치판을 움직였다. 집값 역시 비싼 동네였다. 침체된 이 지역 상권을 되살리고, 슬럼화 되다시피 한 단독주택가를 재개발해 옛 영광을 되살리는 게 이 지역 주민들의 바람이다. 이번 선거에 나선 4명의 구청장 후보들은 주택 재개발, 상권활성화 문제를 조기에 풀어낼 적임자임을 자처하고 있다.

박 후보는 “중구청이 재개발문제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바람에 지지부진하다. 주민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 조정하겠다”고 했다. 조 후보는 “주민 스스로 추진하도록 한 뒤 안 되는 곳에 행정적으로 지원했을 뿐이다. 새로 구청장이 뽑히면 업무 파악하느라 4년을 허비하고 만다”고 되받았다. 임동호(민주당)·이철수(무소속)는 “이미 잘못 꿴 단추에 미련 갖지 마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공천의 공정성 시비까지 겹쳐지면서 재개발·상권활성화 이슈가 한쪽으로 밀려나 있는 양상이다. 18일 발표된 경상일보와 울산방송UBC) 공동 여론조사 결과 조 후보가 36%로, 박후보(33%)를 오차범위(±5.7%P)내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임후보는 16.7%, 이후보는 2.3%.

울산=이기원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