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여성 연출가 창작 실험극 무대 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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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별오름극장'. 이름처럼 예쁜 이 소극장은 지난 5월 국립극장의 해오름극장(옛 국립극장 소극장) 맞은 편 건물에 문을 열었다. 국립극장의 세번째 극장이다.

별오름극장은 1백50석 남짓한 가변형 무대로 어느새 실험극의 아담한 산실로 자리잡았다. 그 의미와 특색을 보다 확고하게 드러내기 위함인가.

연말 기대되는 실험극 두 편이 이곳에서 연달아 공연한다. 이 분야에서 탄탄한 자기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극단 백수광부의 '사막을 걸어가다'(16일까지)와 연극집단 뮈토스의 '난 사랑할 수 없어 Part Ⅱ'(19~27일)다. 두 작품 모두 창작극이다.

또 한가지 공통점은 30대 초반 여성 연출가의 작품이란 것이다. 남성 연출가들과의 수적인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능력있는 여성 연출가들의 등장은 언제나 환영할 만한 일이다.

홍은지 연출의 '사막을 걸어가다'는 여러 사람, 각자의 머리 속 상념들의 부스러기를 모아 구성한 '욕망 혹은 비밀 읽기'다.

백화점이라는 시공간을 떠도는 여섯명의 사람이 등장한다. 최보규.정진희.이민애.윤택윤.김경희.박윤정이 출연한다.

홍씨는 얼마전 끝난 백수광부의 '파티' 등의 작품에서 연출부로 활동했으며 '춘천국제마임축제 도깨비 난장'을 직접 연출하기로 했다.

이 작품과 달리 강화정 연출 '난 사랑할 수 없어…'의 세계는 좀 거창하다.

과거와 미래라는 두개의 시공간을 오가며 인간의 애증관계를 묘사한다. 제작진은 구체성보다는 추상성이 강조되는 '난해한' 연극 언어를 실험하겠다고 벼른다. 장성익.김은지.안태랑 등이 출연한다. 강씨는 뮈토스의 '딕테''말리나' 등의 작품에 배우로 출연했으며, 이 작품의 전편을 연출하기도 했다.

공연시간은 두 작품 모두 평일 오후 7시30분, 토.일 오후 4시.7시30분. 02-762-0815.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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