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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호의 16강 도전 … ‘진출 방정식’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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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그리스는 무조건 잡고 나이지리아전에 승부를 건다. 허정무 팀이 16강 진출을 위해 풀어야 할 해법이다.

한국은 2010 남아공월드컵 B조 조별리그에서 그리스와 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를 차례대로 만난다. 허정무 감독은 “예전처럼 주눅 든 채 제 기량을 발휘하지도 못하고 대회를 마치지는 않겠다.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유쾌한 도전에 나서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유쾌한 도전을 해피엔딩으로 끝나기 위한 16강 방정식은 이렇다.

◆6월 12일 그리스전:반드시 이겨야 한다=그리스를 첫 승 제물로 삼지 못하면 16강은 요원해진다. 자칫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를 상대하기도 전에 전의를 상실할 수도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은 폴란드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뒀기 때문에 16강 진출과 4강 신화가 가능했다. 그리스와의 경기가 열리는 포트엘리자베스는 일명 윈드 시티라 불린다. 인도양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거세다. 거센 바람은 한국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장신 스트라이커가 즐비한 그리스는 측면 돌파에 이은 공중볼 크로스와 헤딩슛이 주요 공격 루트다. 이청용-박지성-박주영을 축으로 한 빠른 템포의 공격은 그리스전 승리의 해법이 될 수 있다.

◆6월 17일 아르헨티나전 : 무승부도 대성공=한국으로서는 버거운 상대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득점 1, 2위를 차지한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와 이과인(레알마드리드)이 포진한 아르헨티나는 32개국 중 가장 화려한 공격력을 뽐낸다. 아르헨티나는 남미 지역예선을 4위로 턱걸이하며 본선행 티켓을 땄지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하지만 산소가 희박한 1753m 고지대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다는 게 한국으로서는 위안거리다. 아르헨티나는 남미 예선에서 볼리비아에 1-6, 에콰도르에 0-2로 패한바 있다. 모두 고지대에서 치른 경기였다. 한국이 파주 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 저산소실을 마련하는 등 고지대 적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후반까지 무승부로 끌고가면 체력이 소진된 경기 막판 큰 이변을 일으킬 수도 있다.

◆6월 23일 나이지리아전 : 운명을 건다=최종전이다. 한국은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1승1무를 거둔 후 스위스와 마지막 경기에서 0-2로 패하며 16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비기기만 해도 16강 진출이 가능하다는 것이 도리어 경기를 어렵게 만든 원인이었다. 이번에도 4년 전처럼 한국의 16강 진출의 명암이 나이지리아와 경기에서 가려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대부분의 유럽 축구 베팅 전문가들은 나이지리아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토고를 꺾었던 경험이 있다. 팀의 조직력에서는 한국이 앞설 수 있다. 나이지리아 출신 샤이브 아모두 감독 후임으로 지휘봉을 잡은 라예르베크 감독은 선수들을 한 번 만나보지도 못하고 예비 엔트리 30명을 뽑아야 했다. 유럽에서 성공을 거둔 아프리카 선수들이 예전처럼 대표팀에 충성을 다하지 않는다는 점도 아프리카 팀의 고질적인 문제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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