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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LPGA 우승 … 부활한 박세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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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33세 박세리가 연장 세 번째 홀에서 우승컵을 안았다.

박세리가 17일 LPGA투어 벨 마이크로 클래식에서 우승한 후 맥주 세례를 받으며 웃고 있다. [모빌 AP=연합뉴스]

17일(한국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의 매그놀리아 그로브 골프장에서 열린 벨 마이크로 LPGA 클래식에서다. 3년 만이며 이 코스에서 세 번째 우승이기도 하다.

운도 조금 따랐다. 박세리는 공동 선두였던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 브리타니 린시컴(미국)과 함께 4라운드를 시작했다. 3번 홀까지 한 타를 잃어 선두에 2타 차 공동 3위로 밀려난 상황이었는데 악천후로 4라운드가 취소됐다. 결국 3라운드까지의 성적(13언더파)으로 페테르센·린시컴과 함께 연장전을 벌이게 됐고, 박세리는 연장 세 번째 홀에서 정상에 섰다. 박세리의 연장 기록은 6승무패다.

박세리는 TV 인터뷰 도중 잠시 눈시울이 붉어졌다. “지난 3년간 성적이 좋지 않아 이 우승이 매우매우 특별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기 후 중앙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는 부쩍 힘을 냈다. “20대 때도 못해본 (골프인생의) 진정한 전성기가 이제 시작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나친 기대가 아닐까 했는데 “힘과 지혜·경험에서 다른 선수들에게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그와 연장전을 벌인 페테르센과 린시컴은 LPGA 투어의 대표적인 장타자다. 박세리는 그들과 맞서 드라이버를 펑펑 날렸다. 그는 “거리도 늘었지만 오락가락하던 퍼트가 좋아졌다. 20대 초반보다 여유가 생겨 멘털은 훨씬 강해졌다”고 말했다.

박세리는 “미현 언니가 해준 닭볶음탕과 꼬리곰탕을 먹고 우승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박세리는 김미현(1오버파 58위)과 한 집을 빌려서 지냈다. 10여 년 투어 생활을 함께했지만 박세리와 김미현이 한 집에서 머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선수는 친구이자 라이벌인데 지금까지는 라이벌 의식이 훨씬 강했다.

그러나 이제 나이가 들면서 우정이 더 강해졌다(둘은 동갑이지만 김미현이 학교를 1년 먼저 다녀 박세리가 언니라고 호칭). 박세리는 “멕시코 대회가 끝나고 미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우연히 미현 언니 옆자리에 앉게 됐다. 오랜만에 아주 오랫동안 수다를 떨었다. 언니 아기 얘기, 남편 얘기, TV 드라마 얘기 등을 하다가 이번 대회에서 한 집을 빌려 함께 지내기로 했는데 아주 잘한 것 같다. 결혼을 해서 그런지 언니 음식 솜씨도 아주 좋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세리는 “결혼하면 마음이 안정돼 더 좋은 성적을 낼 것 같다. 아무리 늦어도 내년까지는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세리는 2008년 MBC-TV ‘무릎팍 도사’에 나가 남자 친구가 있다고 했다. LA의 무역회사에 근무하는 한 살 연상의 재미교포 1.5세 토미 김씨다. LA 다저스 등 스포츠 매니지먼트 관련 업계에서 일을 했다. 박세리는 “아직 부모님의 허락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골프에만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세리가 우승을 확정하자 신지애(미래에셋)·양희영 등 ‘박세리 키즈’가 샴페인을 들고 뛰어나왔다. 박세리도 신지애에게 선물을 줬다. 페테르센(랭킹 3위)이 우승했다면 현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인 신지애를 제치고 여왕에 등극할 뻔했는데 박세리가 이를 막은 것이다.

박세리는 “후배들의 성장에 맏언니로서 자랑스럽다. 처음에는 부담스러웠는데 돌이켜보니 후배들 때문에 현재 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박세리의 LPGA 성적

입회 : 1998(13년차)
우승 : 25(메이저대회 5승)
상금 : 1083만8757달러
(약 125억원, LPGA 6위)
최저타 : 61타(1998년)
연장전 기록 : 6승무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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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골프선수

1977년

[現] E2골프 골프선수

197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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