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가 순위 싸움의 중대 기로에 섰다.
7위에 머물고 있는 LG는 이번 주 3위 삼성(18∼20일)과 2위 두산(21∼23일)을 연달아 만난다. 6경기 성적에 따라 중위권 도약과 꼴찌 추락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올 시즌 삼성에는 3승3패, 두산에는 2승1무3패로 비교적 팽팽한 승부를 벌이고 있다.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뒤 7년간 포스트시즌에 나서지 못한 LG는 올해도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 한화에도 3연패하는 등 1승5패에 그치며 7위로 주저앉았다. 4월 말 3위까지 올라갔으나 5월 들어 14경기에서 3승11패의 하락세로 8위 한화에 1.5경기 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LG는 최근 몇 년간 대어급 선수들을 잇따라 영입하고 구단과 모그룹의 지원도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구단이다. 스타 선수들이 즐비하고 팬들의 성원도 뜨겁다. 그럼에도 번번이 바닥을 헤매는 이유는 화려한 면면을 지닌 투수와 타자가 줄곧 엇박자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박종훈 감독
막상 뚜껑을 열자 박 감독의 구상은 정반대로 흘러갔다. 믿었던 타자들이 침묵한 반면 마운드가 힘을 냈다. 이택근과 이진영은 부상으로 2군으로 내려갔고, 박용택과 이병규는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조인성(35)·오지환(20) 등 하위 타선과 이병규(27·등번호 24)·김태완(29)·박용근(26) 등 백업요원들이 힘을 내며 근근이 버텼다. 불펜진도 예상 밖 활약을 펼쳐 한때 3위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었다.
마운드에도 부하가 걸렸다. 외국인 선발 곤잘레스(6패· 평균자책점 7.68)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2군으로 쫓겨났다. 마땅한 대체 선수가 없어 퇴출도 못하고 있다. 선발요원인 봉중근과 박명환도 부침이 심하다. 잦은 등판에 불펜진도 힘이 떨어졌다.
박 감독은 “지금 우리는 다른 팀에 비해 조금씩 부족하다. 그 부족함을 메울 방법은 오직 훈련뿐”이라며 선수단을 독려하고 있다. 매 경기 뒤 선수 전원이 야간 훈련에 구슬땀을 흘린다. 늦은 밤까지 타자들은 특타 훈련을, 투수들은 실내 피칭으로 부진 탈출을 노리고 있다.
허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