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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 명의 발, 2년간 보고 또 보고 … 발에 신발을 맞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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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렉스타가 2만 명의 발을 조사해 만든, 실제 발 모양에 가까운 신발 틀 모형(큰 사진)과 기존의 신발틀 모형(작은 사진). [송봉근 기자]

아웃도어 브랜드 ㈜트렉스타(대표 권동칠)가 3월 19일 ‘네스핏’ 발매를 시작했다. 마운틴러닝(MTR)·워킹 컴포트(walking comfort)·스트리트 트래블(street travel) 등 3가지 종류로 출시된 네스핏(NESTFIT)은 새의 ‘둥지(nest)’와 꼭 맞는 착용감 기술(fit technology)의 합성어.

알을 포근하고 따뜻하게 품는 새 둥지와 같이 발을 가장 편안하게 감싸는 신발을 의미한다. 네스핏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네스핏은 디자인에만 치중, 신발에 발을 맞추는 기존 업계에 의문을 던지며 개발이 시작됐다. 발의 실제 모습과 똑같이 입체적으로 제작된 라스트(신꼴·발의 모양을 본뜬 것)와 인솔(안창), 미드솔(중창), 아웃솔(밑창)을 일체화하는 특허 제조공법이 도입됐다.

네스핏 개발을 총괄한 트렉스타 디자인센터 박성원 상무는 “애프터 서비스센터에 들어오는 신발을 유심히 살펴보니 신발 안창에 체중을 많이 받는 부분이 움푹 패어 있는 공통점이 있었다”며 “새 신발을 신고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자신의 발 모양에 맞게 신발이 변하는 것에 착안해 처음 신어도 오래 신은 듯 내 발에 딱 맞는 편한 신발을 만들자는 게 개발 동기였다”고 말했다.

신발은 원래 발을 보호하기 위해 발명됐다. 시간이 흐르면서 신분을 나타내는 도구로, 그리고 스타일·패션을 보여주기 위한 액세서리로 변질됐다. 지금은 충격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중국의 전족도 당시에는 스타일의 대명사였다고 한다. 발의 모양과 관계없이 앞이 뾰족한 신발처럼, 신발에 발을 맞추는 요즘 신발도 디자인에만 치중하면서 전족과 다를 바 없다고 트렉스타 측은 판단한 것이다.

발에 꼭 맞도록 만든 네스핏 신발(큰 사진)과 기존의 신발(작은 사진). [송봉근 기자]

이에 트렉스타는 2만 명의 발을 스캐닝하고 2년간 그 정보를 취합·분석한 끝에 가장 평균적인 발 모양을 찾아냈다. 발의 28개 뼈와 52개 관절이 자유롭게 제 구실을 할 수 있도록 사람의 발 외형(등고선)에 정확하게 맞게 신꼴을 만든 것이다. 발 뒤꿈치보다는 발가락 부분이 더 넓은 형태다. 발의 모양과 달리 앞쪽이 들린, 정형화된 기존 신꼴과 달리 실제 발 모양 그대로 만들었다. 트렉스타는 이 라스트를 세계 최초로 제작해 특허를 갖고 있다.

이 신꼴을 바탕으로 제작된 인솔·미드솔 등은 사람이 걸을 때 발과 하나가 돼 움직이기 때문에 착용감이 좋다. 발에 자유로움과 안락함을 동시에 선사하는 것이다.

이렇게 개발된 네스핏은 지난해 7월 독일 프리드리히샤펜에서 열린 ‘2009 아웃도어 쇼’, 미국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열린 ‘OR쇼(Outdoor Retail)에 첫선을 보여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11월에는 아시아 최초로 세계적 규모로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첨단신발부품전시회(BISS)의 세계국제첨단신발기능경진대회에서 5개국 33개 브랜드 제품 중 대상을 수상했다. 캐나다 캘거리대학교 인간생체역학연구소 대런 스테파니신 교수는 “네스핏은 기존 일반 신발과 비교해 많은 기술적 우위가 있으며, 인간 친화성을 극대화한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트렉스타는 앞으로 등산화·아동화·구두 등에도 네스핏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몸의 굴곡에 정확히 들어맞는 네스핏 의류도 개발 중이다. 이 회사 박성원 상무는 “인간의 발 모양과 가장 닮은 신발을 만들어 처음 신는 순간부터 5년쯤 된 신발처럼 편안한 신발을 만들려고 했다”며 “네스핏은 트렉스타가 앞으로 세계 제일의 아웃도어 브랜드 회사로 성장하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자랑했다.

글=황선윤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상복 터져 발걸음 가볍네, 네스핏

발과 가장 닮은 신발 네스핏은 화려한 수상경력을 자랑한다. 세계 시장에서 프리미엄 신발로 인정받고 그 성공 가능성을 확인받았다.

◆히든 챔피언=지난 4월 22~23일 서울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개최된 ‘이노비즈 글로벌 포럼 2010’에서 히든 챔피언에 선정됐다. 이노비즈 협회가 주최하는 이 포럼은 세계시장의 화두인 혁신과 세계화를 키워드로 개최됐다. 정부가 기술혁신 기업으로 인증한 이노비즈 기업은 1만6000여 개. 히든 챔피언은 이들 기업 중 우수한 기술혁신을 한 기업에 주는 상이다. 국제적 기술혁신 평가모델인 OECD의 ‘기업혁신성 평가매뉴얼’에 근거한 평가지표에 따라 평가해 상을 준다.

◆Grand Prize(대상)=지난 3월 론칭한 네스핏이 같은 달 4~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 3대 스포츠 용품 박람회 중 하나인 ISPO의 ISPO CHINA에서 해외 브랜드인 노스페이스·밀레·라스포티바 등을 제치고 3개월의 까다로운 심사 끝에 의류·신발·스포츠용품 등 전 부문에서 최고상을 수상했다.

◆20대 최고 명품 브랜드=한국디자인진흥원은 지난해 12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품브랜드 20개 기업을 선발했다. 이 가운데 신발업계로는 유일하게 트렉스타가 포함됐다. 주최 측은 트렉스타가 보유한 다수의 국내외 특허와 다양한 실험 장비를 높이 평가했다. 선정된 기업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브랜드임을 입증하는 ‘Advanced Technology & Design Korea’ 로고를 사용할 자격을 갖는다.

◆브랜드 대상=2009년 11월에는 아시아 최초로 세계적 규모로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첨단신발부품전시회(BISS)의 세계국제첨단신발기능경진대회에서 네스핏이 55개국 브랜드 제품 중 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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