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교육감] 네 후보 경험이냐, 시민단체 추천 50대 후보 패기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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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지방선거 후보등록이 끝나는 14일 오후 5시30분쯤 전남선관위원회 사무실. 전남교육감 예비후보들은 투표용지에 이름이 게재되는 순위를 결정하는 추첨을 하고, 그 결과에 따라 희비가 크게 엇갈리게 된다.

교육감 후보는 정당 공천이 없어 투표용지에 기호 없이 이름만 나열된다. 그러나 모든 예비후보가 게재 순위 두 번째를 뽑기를 갈망하고 있다. 민주당(기호 2번) 지지세가 강한 지역정서에 편승해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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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후보 7명 가운데 김장환·신태학·서기남·윤기선 후보는 게재 순위 추첨 결과에 따라 후보를 단일화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들은 전남교육청에서 오랜 기간 함께 근무했다. 특히 김·신·서 후보는 광주고교 선·후배 사이다. 서기남 후보는 “교육 철학이 비슷해 원론적으로 동의하지만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하면서 “하지만 순리대로 되지 않겠느냐”고 말해 단일화의 가능성을 열어 뒀다.

네 후보는 그간 “초·중·고 교육에 경험이나 전문지식이 없는 사람에게 전남교육의 수장을 맡길 수 없다”고 한 목소리를 내 왔다. 선거전에 뒤늦게 뛰어들어 선전하고 있는 교수 출신의 장만채 후보를 겨냥한 것이다.

순천대 총장을 사직하고 시민단체 추천 형식으로 출마하는 장 후보는 유일하게 50대다. 젊음과 패기, 참신성이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그는 광주제일고 시절 김장환 후보에게 수학을 배운 제자이기도 하다.

후보들의 공약 가운데 이목을 끄는 게 적지 않다. 윤기선 후보는 “전남교육의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 학부모·교사·언론·학계 대표 등으로 ‘클린전남교육도민위원회’를 만들고, 4급 이상 공직자에 대해 추천을 받겠다”고 약속했다.

교육감을 연임한 김장환 후보는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장학기금 1000억원 조성과 농·산·어촌 방과후 학교 수강료 전액 지원, 전원학교 100개 육성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김경택 후보는 지역 교육의 균등 발전을 위해 여수에 제2교육청을 신설하고, 교사 연구실을 설치하는 등 대학교수 수준에 가깝게 교원 복지를 개선하겠다고 했다. 후보들은 정부의 학생수에 따른 교원 배치 정책에 이구동성으로 “도시와 농촌이 복합되고 도서벽지가 많아 학생수가 적은 전남지역의 현실이 반영되지 않았고, 지역 교육의 질을 악화시킨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편 곽영표 후보는 한 토론회에서 “아들(탤런트 지성)의 인기를 업고 출마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아들과 함께 유세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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