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문광부 장관 “군부세력에 맞선 정신 문화로 승화해 세계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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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5·18 민주화 운동 때 남녀노소가 하나 되어 군부세력과 싸웠습니다. 이젠 민주화와 희생·사랑·배려의 정신이 문화와 예술로 승화돼 세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5·18 관(觀)이다. 한 세대가 지난 만큼 광주는 이제 문화의 도시로 그 정신을 이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이 같은 뜻에서 1980년 5월 시민군 본부가 있었던 옛 전남도청 자리에 ‘아시아문화전당’을 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가 시민혁명 200주년을 기념해 바스티유 감옥 터에 오페라극장을 만든 것과 같은 의미다. 그는 “역사는 과거에만 머무르지 않고 미래로 나아갈 때 가치 있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최근 광주를 찾아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를 추진하는 이유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의 문화를 서양의 관점이 아닌 아시아 시각으로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즉 5·18 정신이 깃든 광주를 중심으로 아시아 국가 간 문화 교류와 공유를 통해 광주의 발전, 대한민국 문화의 융성, 그리고 궁극적으로 아시아의 공존공영을 이루자는 것이다.”

-전당의 규모가 커 운영 비용이 많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전당이 경쟁력 있는 콘텐트를 개발, 예술적·공익적 성격과 조화를 이루면서 수익도 올리는 비즈니스 모델을 찾도록 하겠다. 또 다른 재원 마련 창구들도 확보하겠다. 예컨대 야외 광장과 지상 공원을 활용하는 프로그램들을 잘 개발할 경우 사람들을 많이 끌어들임으로써 편익시설 운영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다.”

-일부에서 옛 도청 별관 철거에 반대하고 나서는 바람에 공사가 차질을 빚었는데.

“별관 문제로 광주 지역이 양분돼 서로 상처를 입히는 것을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 아시아문화전당이 담고 있는 화합을 위해 당초 설계 안을 수정해 부분 보존을 결정했다. 6월 이후 보존 방안을 확정하고 전당 건립 공사에 박차를 가하겠다.”

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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