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락, 2개월이면 회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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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12월이 다가오면서 배당주 투자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올해 사상 최대일 것으로 예상되는 고배당을 받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내년 초 배당락 효과로 주가가 떨어져 오히려 손해를 볼까 걱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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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가 24일 지난해 배당투자를 했던 사람들은 어땠는지 조사해 봤다. 배당수익률이 5% 이상인 고배당주 150개에 대한 투자수익률(배당수익률+주가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11월 말에 주식을 사서 12월 말 배당을 받은 경우 평균 투자수익은 7.51%에 달했다. 주가는 한 달 새 소폭 하락(-0.02%)했지만 배당수익률이 7.53%로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이들 고배당 주식은 올 1월 들어 배당락이 있었다. 1월 중 평균 4.3% 떨어져 1월 말 수익률은 3.2%로 낮아졌다. 하지만 2월 들어 주가가 다시 올라 2월 말 수익률은 6.7%로 높아졌다.

배당락 때문에 고배당주들의 연초 수익률은 종합주가지수보다 못했다. 지난해 1~2월 종합주가지수는 전년 11월 말 대비 각각 6.5%와 10.9% 상승했다. 그러나 이들 배당주를 올해 11월까지 계속 보유한 투자자들은 22.7%의 높은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기간 거래소 시장 상승률(8.0%)을 크게 상회한 수치다. 배당투자 역시 장기투자가 유리하다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다.

개별 종목별로도 지난해 7.4%의 배당을 한 고려개발은 최근 1년간 주가가 210% 이상 올라 연간 투자수익률은 220%에 달했다. 6%의 배당을 한 대한유화공업이 159%, 7.8%의 배당을 한 중외제약도 139%의 투자수익률을 거두는 등 고배당주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굿모닝신한증권 홍성태 투자분석부장은 "최근 주가가 많이 오른 종목이라면 배당락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일단 파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1년 이상 장기 투자자라면 배당을 챙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포스코 같은 대형주들의 배당은 중소형주들보다 좀 덜하더라도 주가 흐름이 안정적이어서 매력적이라고 조언한다. 시가총액 상위 대형 우량주들은 배당락이 거의 없어 배당을 손쉽게 챙길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삼성증권의 전균 연구위원은 "자신이 투자한 종목의 최근 주가 추이와 예상 배당률을 꼼꼼히 따져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효식 기자

◆ 배당락(配當落)=12월 결산기말이 지난 뒤 주식을 산 사람에게는 배당금을 받을 권리가 없어지기 때문에 배당액만큼 주가가 떨어지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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