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동산 선진화하려면 세금제도 바꾸기 최소화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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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8면

"미국과 세계의 부동산시장이 10년 동안의 상승세를 접고 약세로 돌아설 것입니다. 그러나 장기 전망은 밝은 편입니다."

세계적인 부동산 전문가인 미국 버클리대 경영대학원(하스스쿨)의 로버트 에델스타인 교수(사진)는 미국 부동산시장의 단기 조정을 점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최근 하스스쿨에서 가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가격 급등과 금리 상승 등에 따라 미국 부동산시장의 상승 모멘텀이 약해졌다"고 진단했다.

에델스타인 교수는 ▶미국기업의 수익성 감소▶재정 적자▶가계 부채 증가 등에 따른 경기 침체와 이자율 상승으로 미국 부동산시장도 영국.호주 등 다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국가들처럼 어려움을 맞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주택시장의 경우 매매가는 올라갔지만 임대료는 낮아지고 공실률이 높아져 부동산 가격과 수익 사이에 틈새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미국 부동산시장은 은행대출 경색과 지역금융기관의 부실화로 1990년대 중반까지 극심한 불황을 맞았으나 95년부터 10년 가까이 상승세를 이어왔다. 특히 최근 2~3년간은 세계적인 부동산가격 상승에 힘입어 해외 투기자본까지 유입되면서 로스앤젤레스 등 캘리포니아주를 중심으로 부동산값이 치솟았다.

그는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미국 부동산시장이 호황으로 재진입할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특히 주택시장의 경우 이민자 증가와 고용 창출로 수요가 늘고 있지만 공급은 이에 못 미친다"며 "따라서 단기 조정을 거쳐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 부동산시장의 큰 차이는 정책의 일관성"이라며 "한국 부동산 시장이 선진화하려면 리츠.부동산펀드 등 간접투자시장에 대한 비중을 높이고, 세제(稅制) 변화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미국은 부동산을 겨냥한 재정.금융정책이 거의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에델스타인 교수는 10년 넘게 하스스쿨 피셔부동산연구센터 소장을 맡고 있다.

미국 버클리시=성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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