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러 대전] 美 "다음엔 천연두 테러" 비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워싱턴=김진 특파원,외신종합] 미국 정부가 탄저균 테러에 이어 천연두 테러 가능성에 대비, 본격적인 조치를 하기 시작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천연두 발생 때 이에 대처할 역학 관계자 1백40명에게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조만간 추가 교육에 나설 것"이라면서 "이는 새로운 생화학 테러 발생 때 조속히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신문은 "천연두가 가장 우려의 대상이 된 이유는 빠른 전염성 때문"이라면서 "지난 여름 '검은 겨울'이라는 이름으로 오클라호마시에 대해 모의 군사작전을 한 결과 천연두가 순식간에 25개 주에 퍼지고 수백만명을 감염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특히 "미국의 대부분 의사가 천연두를 취급한 적이 없는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1972년 천연두가 박멸됐다는 이유로 일반인에 대한 예방접종을 중단했다.

한편 뉴욕시 보건당국은 지난 2일 "뉴욕 포스트의 마크 커닝햄 독자부장이 피부 탄저균에 감염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CNN방송은 3일 뉴저지주 캠던시 외곽 우편물 집배센터와 워싱턴의 한 재향군인병원의 우편처리실에서 탄저균 포자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워싱턴 재향군인병원의 경우 톰 대슐 상원의원에게 발송된 탄저균 감염 편지를 처리했던 브렌트우드 집배소발(發) 우편물을 받은 후 지난달 30일 22개의 견본을 대상으로 탄저균 실험을 실시한 결과, 한개에서 탄저균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뉴저지주 뉴어크 중앙우체국에서도 역시 3일 우편물에서 청산가리가 섞인 분말 세제가 발견됐다.

한편 미 연방수사국(FBI)의 로버트 뮬러 국장은 2일 "수사 당국이 공개한 탄저균 관련 편지 세통을 살펴보고 도움이 될 만한 정보가 있으면 신고해 달라"고 시민들에게 요청했다.

FBI가 공개 수사를 시작한 것은 탄저균 테러 수사에 진전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FBI는 또 이번 테러에 사용된 탄저균의 정제에 미국에서만 쓰이는 건조제가 이용된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테러범이 미국 내 극단주의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