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모든 자료 한·미 공유 … 화약성분 조사결과 20일께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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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이 10일 김태영 국방부 장관과 천안함 사건 후속 대책 등을 논의하기 위해 국방부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샤프 사령관은 11일부터 2주간 미국을 방문한다. 가슴 중앙에 대장 계급장을 단 샤프 사령관의 군복은 2005년에 보급되기 시작한 신형 미군 전투복(ACU)이다. 이 군복은 위장 효과와 군복 손상을 막기 위해 탈·부착이 가능한 계급장을 어깨 대신 가슴 중앙에 달게 돼 있다. [변선구 기자]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10일 국방부 출입기자간담회에서 “천안함 침몰 원인을 조사 중인 합동조사단이 화약 성분인 RDX(Research Department Explosive)를 검출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그러나 RDX가 독일 등 서방 세계에서만 사용되고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RDX는 제2차 세계대전 때부터 사용된 폭약 성분으로 옛 소련을 포함한 다수의 사회주의 국가에서 사용됐고, 현재는 모든 국가의 군과 산업현장에서 보편적으로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RDX 검출 등과 관련, “어뢰 가능성이 클 뿐이지 뭐라 말하기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동석한 문병옥(해군 준장) 합조단 대변인은 “어뢰뿐 아니라 기뢰도 RDX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설명 자료를 통해 “RDX는 TNT 또는 TORPEX(폭뢰형 고성능 폭약) 등과 혼합해 사용되며 테러리스트들도 쓰고 있다”며 “RDX는 천안함 연돌과 폭발 원점 해저에서 채취한 모래 등에서 검출됐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모든 자료를 미국에 보내는 등 한·미가 공유하고 있으며 20일께는 조사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11일부터 2주간 미국을 방문하는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과 비공개 면담을 했다.

◆서방 싱크탱크 “천안함 북 개입 가능성 크다”=영국에 본부를 둔 군사정보전문기관인 ‘제인스 정보그룹’의 북한 군사 전문가 조셉 버뮤데즈는 “천안함이 어뢰의 공격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10일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말했다. 버뮤데즈는 “북한의 잠수함과 반잠수정은 어뢰나 기뢰를 운반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천안함이 어뢰에 의해 침몰했다면 고의적인 공격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의 잠수함이 최첨단이 아니란 점을 언급하며 “북한은 낙후된 저가의 무기로 상대편의 재래식 방어망에 큰 구멍을 내는 ‘비대칭 전투’에 초점을 맞춰 왔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안보 문제 싱크탱크인 ‘글로벌 시큐리티’도 북한이 그간 잠수함 개발에 주력해 온 사실을 상기시키며 “북한 잠수함이 서구의 기준에선 뒤떨어진 것이지만 전시에 해안 지역에선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글=정용수·이충형 기자
사진=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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