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예술의 전당·의정부 예술의 전당 '싸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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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품격 높은 문화예술의 메카로 자리잡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1988년 문을 연 뒤 연간 2천여회의 공연.전시를 하며 한해 관람객 수가 2백만명에 이른다.

그런데 지난 4월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2동에 같은 이름을 사용한 '의정부 예술의전당'이 들어섰다. 7개월여 동안 국립발레단.국립극단의 연극 '맹진사댁 경사' 등 수준 높은 공연이 잇따라 열렸고 10만여명이 다녀갔다. 수도권 북부지역의 문화중심지로 입지를 굳히고 있는 것이다. 이름을 두고 신경전까지 벌이는 서울과 의정부 예술의 전당을 들여다봤다.

#고급예술… 대중성

상대적으로 문화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서울의 예술의전당은 고급예술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반면 의정부.동두천 등 공연문화 불모지역에 위치한 의정부 예술의 전당은 대중 예술공연 확산에 비중을 두고 있다.

서울 전당은 세계적 소프라노 제시 노만 등 최고급 공연 유치와 더불어 기획이나 자체 제작(전체의 30% 정도)한 굵직한 공연에 치중한다.

의정부의 경우 '문화사랑방'구실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인기가수 인순이.이은미 콘서트,악극 '무너진 사랑탑아'를 공연했고 오는 17일 인기가수 안치환의 콘서트를 마련한다. 모스크바 시티 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를 비롯해 운보 김기창 화백의 특별 기획전 등 품격 있는 공연.전시도 한다.

#지역 문화발전 앞장

서울 예술의전당은 2003년부터 국제음악콩쿠르를 개최키로 하는 등 순수예술의 온상 역할도 맡고 나섰다. 지난해 입주한 국립발레단.국립오페라단.국립합창단 외에 올해 안에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상주 공연단체를 확보해 복합 종합예술기관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다양한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어린이 미술학교,미술.음악영재 아카데미 등을 개설하고 있다.

의정부 예술의전당은 서울과 외국의 유명한 예술단체 유치에 못지 않게 경기북부지역 예술단체들에도 문턱을 낮추겠다는 방침이다.조만간 소공연장 한 곳을 지역 문화예술단체가 연중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할 예정이다.대관료를 받지 않거나 50% 가량 할인해주기로 했다.

#최고의 경관 자랑

서울 예술의전당은 우면산 자락에 위치해 공연을 보지 않더라도 멋진 주변 경치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예술의전당 바로 앞 대로와 이면도로 곳곳에는 30여개의 악기점들이 몰려 있어 문화적 운치를 더한다.

원도봉산에 자리잡고 있는 의정부 예술의전당은 지난달 한국건축문화대상 건축물 부문에 입선할 정도로 뛰어난 건축미를 자랑한다.태극 문양을 상징하는 형태의 고전미와 산뜻한 현대미가 조화를 이룬 건물 모습이 매력적이다.

주변에 직동근린공원.잔디광장 등 자연휴양 시설도 갖춰져 있다.

전익진.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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