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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오를 때 채권투자는 단타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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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최근 채권 금리가 슬금슬금 오르면서 투신사 채권형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값이 떨어져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가급적 만기가 짧은 채권형 펀드에 가입하거나, 다소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주식에 일부 투자하는 채권혼합형 펀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이들은 말한다.

◇ 채권형 펀드 수익률 급락=이달들어 금리 하락세가 꺾이면서 주요 채권형 펀드들의 수익률이 일제히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31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 국공채형의 평균 수익률은 0.34~0.57% 하락했다. 특히 투자기간이 1년 이상인 장기 국공채형은 이달 들어 정부가 5년 이상 국채와 예보채 발행을 늘리면서 하락폭이 더욱 컸다.회사채에 주로 투자하는 일반 채권형도 한달 새 0.08~0.37% 수익률이 낮아졌다.

채권 투자 비중이 높은 머니마켓펀드(MMF)역시 최근 한달간 평균 0.32%의 수익을 올리는 데 그쳐 연 수익률이 4% 미만으로 떨어졌다.

주식형 펀드에 대해 누려오던 상대적 우위도 사라졌다. 최근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은 5.79~6.96% 선으로 낮아져 8% 안팎의 수익률을 내고 있는 주식형보다 1~2%포인트 뒤떨어져 있다.

이에 따라 MMF와 장기 채권형을 중심으로 자금 이탈이 두드러지고 있다.이달 들어 주식형과 채권혼합형의 수탁고가 소폭 늘었지만 중.장기 채권형과 MMF에서 1조2천억원이 빠지며 투신 수탁고는 전체적으로 7천5백억원 감소했다.

◇ 단기 채권형으로 갈아타라=전문가들은 금리 상승 추세가 이어지면 장기 채권형보다 단기 채권형이 유리하다고 지적한다. 만기가 짧은 채권일수록 금리가 오르더라도 채권값이 덜 떨어지기 때문이다.

현대투신운용 박성원 채권전략팀장은 "만기가 긴 채권은 경기전망 등 주변 요인에 따라 금리 변동 폭이 크다"며 "최근 장기채 발행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단기채에 비해 채권값이 하락할 위험도 더욱 높다"고 설명했다.

단기형으로 바꿔도 되도록 단기채 비중이 높은 펀드를 골라야 한다.

대한투신운용 유희대 채권팀장은 "펀드 만기가 짧아도 편입 채권의 만기가 길면 금리가 오를 때 수익률 하락 폭이 커진다"며 "금리 상승에 대비해 보수적으로 운용해온 펀드를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투자금액이 많다면 채권을 직접 사서 보유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은 일반적으로 금리를 한발 늦게 따라가기 때문이다.

MMF의 경우 서둘러 환매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이다. 현대투신운용 朴팀장은 "MMF 편입 채권의 만기가 평균 5개월에 불과한 데다, 채권 대신 기업어음(CP) 등 다른 자산을 중심으로 운용하는 경우가 많아 수익률이 예상보다 떨어질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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