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 "자연석" 논란 진도보물 결판 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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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전남 진도 앞바다의 보물찾기가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현장 주변에 보물 유무 소식을 파악하려는 인파가 몰리는 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탐사작업은 지난 26일 굴착기로 지면에서 12m 아래까지 파내려간 이후 3일째 진전이 없는 상태다. 물막이 파일 끝보다 2m쯤 더 내려간 지점에서 '암반'에 가로막혔기 때문이다.

사업시행자와 시공사간에 이 암반이 자연적인 것이냐, 인공적인 것이냐를 놓고 이견이 생겨 주춤거리고 있는 것이다.

사업시행자인 ㈜삼애인더스측은 "지난해 2월부터 지난 6월까지 이곳에서 발굴작업을 했던 잠수부 등이 이 지점에서 인공 동굴과 회로 둘러친 자국 등을 찾아냈었다"며 "동굴의 중간 통로를 막은 인공적인 뚜껑이 틀림없다"고 주장, 사업을 연장해 계속 파내려 갈 방침이다.

당시 잠수부 등과 함께 발굴 작업을 벌였던 오세천(33.吳世天)씨 등도 "보물이 숨겨진 동굴의 외곽인 석판까지 도달한 만큼 주변을 더 넓게 파고 물을 완전히 빼낸 뒤 석판을 뚫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공사인 ㈜해양산업측은 "암반의 상태로 보아 자연적인 것이 틀림없는 데다 달리 매장의 흔적도 없다"며 "더 이상 파내려 갈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삼애인더스측은 진도군의 공유수면 점용 및 사용허가가 30일로 끝남에 따라 주민 동의를 받기 위해 협의를 벌이는 한편 현재 물막이 둑 안으로 흘러드는 물과 모래를 막기 위한 보강공사만 벌이고 있다.

삼애인더스 관계자는 "당초 지난 27일께 석판을 들어내고 보물 유무를 확인할 예정이었으나 공사장 안전문제로 늦어지게 됐다"며 공사강행 의지를 내비쳤다.

한편 죽도 현장 관계자들은 주식투자자 등으로부터 공사 진척 정도를 문의하는 전화가 쇄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죽도 앞 진도까지 찾아와 현장상황을 나름대로 구성, 인터넷으로 생중계하는 등 법석을 떨고 있다.

한편 진도군측은 "30일 중으로 허가 신청이 다시 들어와도 해양수산부.목포지방해양수산청과 협의하는데 10여일이 걸려 당분간 공사 중단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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