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루이나이웨이-창하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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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절치부심 8강 오른 芮 9단

제1보 (1~28)=창하오9단(25)은 얼마 전 저우허양(周鶴洋)9단을 제치고 중국 랭킹 1위에 복귀했다. 이번 삼성화재배에선 최연소 본선 진출자였던 송태곤(15)2단에 이어 올해의 신인왕 조한승4단을 꺾어 신인들보다 아직 한수 위임을 입증했다.

'철녀' 루이나이웨이9단은 좀더 험악한 코스를 돌파하며 8강전까지 왔다. 첫판에 만난 조치훈9단과 시종일관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난타전을 벌였다. 16강전에서 만난 야마다 기미오(山田規三生)8단과는 마지막까지 누가 이길지 알 수 없는 박빙의 승부를 펼치다 극적인 '반집승'을 거뒀다.

지난해 이 대회 8강전에서 야마다8단에게 역전패한 뒤 끝이 보이지 않는 내리막길로 빠져들었던 芮9단에겐 이 '반집'이 더없이 큰 선물이 됐다.

이 승리 후 그녀는 응원차 유성까지 내려온 남편 장주주(江鑄久)9단과 한적한 연수원의 숲속을 거닐며 사람을 만날 때마다 행복한 미소를 짓곤 했다.

10월 10일 부산대의 상남국제회관에서 8강전이 속개됐다. 첫날엔 루이-창하오의 대결 외에 관심이 집중된 이창호-이세돌전이 함께 열렸고 11일엔 조훈현-안달훈, 마샤오춘-박정상의 대국이 펼쳐졌다. 일본이 일찌감치 전멸해 한.중전이 됐다.

12는 芮9단다운 강수로 A에 벌리면 보통이다. 13으로 갈라쳐 백돌이 분산됐으니까 기리(棋理)로 본다면 흑이 좋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접전의 명수인 芮9단은 상변의 실리를 차지한 뒤 우변의 고립된 돌들은 '완력'으로 해결할 속셈이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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