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방의 푸둥’ 빈하이신구는 원자바오 고향 … 총리 취임 뒤 투자 늘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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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5일 방문한 중국 톈진(天津)시 전경. [연합뉴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찾은 톈진(天津)의 경제특구인 빈하이신구(濱海新區)는 광둥(廣東)의 주장(珠江)델타, 상하이(上海)의 창장(長江)델타에 이은 중국의 새로운 성장축이다.

개혁·개방 1세대인 덩샤오핑(鄧小平)이 선전(深圳)을 만들었고, 장쩌민(江澤民)이 이어서 상하이 푸둥(浦東)특구 건설을 지휘했다면, 톈진 빈하이신구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 현 지도부의 작품이다.

빈하이신구는 1984년 덩샤오핑이 처음 중장기 개발을 지시한 지 26년 만에 후진타오 정부에 의해 개발이 마무리되고 있다. 90년대는 부분적 개발이 진행됐으나 2000년대 들어 중국 국무원(중앙정부)이 ‘북방의 푸둥’으로 집중 육성해왔다. 특히 톈진은 원 총리의 고향으로 그가 총리로 취임한 2003년 이후 중앙 정부의 투자가 더욱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2006년 4월에는 상하이에 이어 중국에서 두 번째로 ‘개혁시험구’로 지정됐다. 중앙 정부가 금융업 등과 관련된 주요 정책을 추진하기 전에 실험을 해 보는 ‘시험 무대’란 의미다.

빈하이신구는 금융·물류·첨단제조업이 한데 어우러진 복합 경제 특구다. 베이징·허베이(河北)·산둥(山東)·랴오닝(遼寧)으로 둘러싸인 환보하이(環渤海)경제권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서울 면적의 4배가량인 2270㎢에 달하는 빈하이신구에는 현재 세계 500대 기업 중 삼성전자·모토로라·도요타·코카콜라·에어버스 등 120개가 입주해 있다. 전체 입주 기업은 4500개를 넘었다. 유럽의 대표적 항공기 제조사인 에어버스가 2006년 5월 이곳에서 A320 항공기 조립생산 공장을 착공해 세계적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한국 기업 중에는 삼성전자를 비롯, LG화학·현대모비스·금호타이어 등 100여 개가 몰려 있다. 동북아의 물류 허브를 꿈꾸는 톈진항은 매년 30% 이상 성장하고 있다.

톈진=정용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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