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20여명 교감 등 집단폭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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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학내분규와 관련해 결석처리된 학생들의 학부모들이 학교 교무실에 몰려가 교사들을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16일 오전 11시30분쯤 서울 강서구 화곡동 S여상 2층 교무실에 金모(45)씨 등 학부모 20여명이 몰려가 지난 4월 비리재단 퇴진을 둘러싼 학내분규 과정에서 수업을 거부, 결석 처리된 자녀의 출석처리를 요구하며 한시간여 동안 난동을 부렸다.

이 과정에서 교감 陳모(57)씨 등 교사 3명이 학부모들에게 멱살을 잡히고 뺨을 맞는 등 폭행을 당했다.

학부모들은 교무실에 들어가자마자 金교감을 에워싸고 "학생들의 앞길을 막다니 네가 선생 자격이 있느냐"며 욕설을 퍼부었다. 李모(50.여)교사는 학부모들을 피해 도망치다 학부모 金씨에게 떠밀려 1층 행정실 출입문 모서리에 이마를 부딪혀 22바늘을 꿰매는 중상을 입었다.

또 洪모(47)교사는 학부모들이 얼굴을 할퀴고 멱살을 잡아 얼굴과 목에 찰과상 등을 입었다.

경찰은 이날 폭행을 주도한 혐의로 학부모 金씨를 붙잡아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현장에 있던 K교사(45.여)는 "지난 6월 관선이사 파견으로 학교가 정상화된 뒤 전체 담임교사 회의를 통해 수업거부 학생 1백여명에 대해 결석처리하기로 결정했다"며 "그동안 학부모들에게서 한번도 이의 제기가 없었는데 오늘 갑자기 학부모들이 몰려와 행패를 부렸다"고 말했다.

일부 학생들은 중간고사 마지막날인 이날 시험이 끝난 뒤 대청소 도중 교사들이 학부모들에게 폭행당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金씨는 경찰 조사에서 "딸아이가 출석 문제로 학교에 다녀가라고 해 상의하러 갔을 뿐"이라며 폭행사실을 부인했다.

한편 교총.한교조 등 교원단체들은 이번 사태를 명백한 교권 침해로 규정,진상조사에 착수했으며 이를 공론화하기로 했다. 교총 김경윤 교권옹호부장은 "가해 학부모의 구속수사는 물론 서울시교육청에 조속한 학교 정상화 노력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정현목.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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