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성 적조 큰 고비 넘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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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지난달 14일 발생해 남.동해안에서 기승을 부리며 큰 피해를 냈던 유해성 적조가 한풀 꺾여 곧 소멸할 것으로 보인다.

국립수산진흥원(수진원)은 "적조가 지난 2일부터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다" 며 "대부분의 해역에서 적조 생물의 밀도가 낮아지거나 소멸하고 있어 이대로 가면 이달 중순께 적조가 끝날 것으로 전망된다" 고 5일 밝혔다.

수진원이 적조 밀도를 조사한 결과 이날 현재 전남과 경남 대부분 해역에서 ㎖당 2만마리를 넘던 적조 생물 밀도가 1천마리 이하로 낮아졌으며 경남 사천시와 고성군 및 통영 주변의 해역에서는 소멸했다.

그러나 경북 경주~포항, 영덕~울진 연안에서는 아직도 밀도가 최고 1만9천마리에 이르는 고밀도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적조는 강원도 강릉 연안까지 올라갔으나 양식장에서는 더 이상의 적조 피해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적조 생물(코클리디니움)이 질소.인 등 영양염류를 대부분 먹어치워버린 뒤 추가로 공급되지 않아 번식이 불가능하기 때문인 것으로 수진원은 분석하고 있다. 또 일사량이 줄어 광합성 작용이 왕성하지 못하고 수온이 1~2도 떨어진 것도 적조의 번식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양염류가 추가 공급되지 않은 것은 최근 비가 내리지 않았으며 태풍과 냉수대도 없었기 때문. 태풍과 냉수대는 바다 밑의 영양분을 표층으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올해 적조는 예년보다 보름에서 20일 정도 빨리 소멸될 것으로 수진원은 전망하고 있다.

특히 바다 밑의 차가운 물 덩어리가 표층으로 올라오면서 영양분도 동반하는 냉수대가 올 여름 동해 중부 해역에서 한차례도 발생하지 않아 동해에서 적조 생물 소멸 속도가 빠른 것으로 수진원은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바다 수온은 적조 생물이 활동하기 좋은 24~26도를 계속 유지하고 있어 비가 내려 영양염류가 바다로 유입되거나 태풍이 바다 밑에 쌓인 영양염류를 표층으로 끌어올리면 다시 확산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부산=강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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