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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유원상 첫 완봉, 그것도 3안타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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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한화 투수 유원상(24·사진)이 만년 유망주 껍질을 깼다. 유원상은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0 프로야구 LG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 동안 안타 3개만 내주며 무실점, 데뷔 첫 완봉승의 기쁨을 맛봤다. 장원준(롯데)과 금민철(넥센)에 이어 올 시즌 세 번째 완봉투다. 한화는 6연승 중이던 LG의 상승세를 꺾고 5-0으로 완승했다.

그야말로 생애 최고의 투구였다. 프로 데뷔 후 7이닝 이상을 던진 적이 없던 유원상은 이날 빼어난 완급 조절로 LG 타자들을 무력화했다. 그 덕에 잠실구장을 찾은 아버지 유승안(전 한화 감독) 경찰청 감독에게 완봉승 공을 선사하면서 ‘자랑스러운 아들’로 우뚝 설 수 있었다. 유원상은 경기 뒤 “초반에 타자들이 점수를 내줘 편하게 던졌다. 수비도 많이 도와줬다. 힘보다는 완급 조절로 타자와 싸우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유원상은 2006년 천안북일고를 졸업하고 1차 지명을 받아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현역 최고 좌완으로 꼽히는 입단 동기 류현진(2차 1번)보다 앞선 순위였다. 계약금도 5억5000만원으로 류현진(2억5000만원)의 두 배가 넘었다. 그만큼 한화는 유원상이 미래의 에이스로 자라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성장이 더뎠다. 데뷔 첫 해인 2006년에는 2군에만 머물렀다. 2007년 1군 무대에 처음 오른 뒤 선발진에 합류한 2008년부터 2년 동안 10승(14패)에 그치며 만년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프로에서 살아남기 위해 변해야 했다. 정민철 코치에게 배운 커브를 장착했고, 성준 코치로부터는 완급 조절 요령을 배웠다. 특히 정신적으로 성장해 마운드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떨쳐냈다. 한대화 한화 감독은 유원상에 대해 “제구력이 좋아졌고, 완급 조절과 맞혀 잡는 능력이 향상됐다”고 칭찬했다. 유원상의 호투 속에 한화는 0-0으로 맞선 2회 5안타를 집중해 4득점하며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대구구장에선 홈팀 삼성이 박한이의 4타점 활약에 힘입어 두산에 9-7로 승리했다. 3위 삼성은 4연패에 빠진 2위 두산과의 승차를 반 게임으로 좁혔다. 넥센은 연장 11회 말 KIA 투수 이동현의 끝내기 폭투로 4-3으로 이겼다.

허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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