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대학' 설립 잇따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대구시 북구 동호동의 경북외국어대. 캠퍼스엔 7층짜리 건물 하나만 덩그러니 들어서 있다. 이 대학은 연말 신입생을 모집한다. 학교 면적은 1만5000평. 수십만평의 거대한 캠퍼스와 전혀 다른 모습이다. 종합대학이지만 학부와 모집정원을 확 줄였기 때문이다.

이 같은 '미니대학'설립이 잇따르고 있다. 고교 학생 수 감소에 대졸 취업난까지 겹치면서 취업이 잘되는 학과를 육성하려는 경향 때문이다.

◆미니대학 설립 붐=경북외대의 신입생 모집 인원은 125명. 국제학부.패키징.헬스케어 등 3개 학부뿐이다. 영어.중국어학과와 외국 학생의 한국어 교육을 위한 대외한국어교육학과로 구성된 국제학부의 정원은 불과 50명이다.

경북 안동의 공업계 전문대인 안동정보대는 최근 교육부에 4년제 대학인 '건동대' 설립을 위한 인가 신청을 했다. 상당수 졸업생이 4년제 대학으로 편입하는 현실을 고려해 전환을 결정한 것이다. 대학 측은 내년 상반기에 인가를 받아 전문대를 4년제 대학으로 바꿀 예정이다. 이와 함께 현재 740명인 신입생 모집 정원을 600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이에 앞서 2003년에는 경산의 대구외국어대와 아시아대가 문을 열었다. 대구외국어대는 통역학부를, 아시아대는 경찰소방.보건한방.사회복지 등을 주력 학과로 육성하고 있다.

아시아대 김순희 입학처장은 "대학의 경쟁력은 규모에 비례하지 않는다"며 "취업 전망이 밝은 특성화된 학과를 만들어 산업현장에 필요한 인력을 길러내는 것이 살 길"이라고 말했다.

◆실무교육 강화=경북외대는 실무 관련 교육을 전체 수업시간의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아시아대는 교과 과정의 60%를 실무교육에 배정하고 있다. 경찰소방학부의 경우 공무원 시험 중심으로 강의를 하고 범인 검거 등에 필요한 태권도.유도 등의 무술과목도 개설돼 있다. 경북외대의 김종갑 교학처장은 "미니대학의 성공 여부는 특성화된 학과를 중점적으로 키우는 데 있다"고 말했다.

◆미니대학=교육부가 1996년 '대학설립 운영규정'을 만들면서 인가된 소규모 대학. 시설과 교수 확보 등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설립을 인가하고 있다. 이전에는 학생 총 정원이 5000명을 넘는 등 규모가 큰 대학에 대해 제한적으로 4년제 대학 설립 인가를 했다.

홍권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