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어린이 대상 음식프로 2개 신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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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한때 유행했던 한 방송 CF의 표현을 패러디하면 '요리는 과학' 이다.

예를 들어 달걀은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음식재료 중 하나다. 날달걀을 식초에 담가두면 삼투압 현상으로 두 배 가까이 커진다. 김치에 달걀 껍질을 넣어두면 김치가 시는 것을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다.

이처럼 요리에 얽힌 과학 상식과 재미있는 요리법을 소개하는 어린이 대상 요리 프로그램이 신설돼 눈길을 끈다. EBS가 가을개편을 맞아 방영하기 시작한 '요리조리 팡팡' (월요일 오후 6시55분)과 '신나는 고양이 식당' (월.화.수요일 오후 3시40분)이 그것. 이중 EBS가 직접 제작하는 '요리조리…' 는 요리와 과학을 접목한 소위 '키친 사이언스' 프로그램을 지향하고 있다.

"초등학생 정도면 이 프로만 봐도 직접 요리를 만들 수 있다" 고 제작진은 자신있게 말했다.

지난 27일 첫 방송된 '바게트 성 위의 달걀 잔치' 에선 계란프라이를 부쳐 바게트 빵 위에 올려서 먹는 간편한 요리법을 소개했다. 달걀과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양념처럼 곁들여졌다. 다음주에는 코코아와 바나나가 든 반죽을 프라이팬에 넣어 케이크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어 아이들이 평소 즐겨 먹는 라면과 스파게티, 그리고 훌륭한 영양식인 감자경단을 만드는 방법이 준비돼 있다.

특히 제작진은 앞으로 '머리가 좋아지는 요리' '살이 안 찌는 요리' 등 주제별로 음식을 선정할 계획이다. 오정석 PD는 "요리는 창작 그 자체" 라며 "자연스럽게 어린이들의 IQ(지능지수)와 EQ(감성지수)가 개발되도록 프로그램을 제작하겠다" 고 말했다.

한편 뮤지컬 '캐츠' 처럼 주인공 모두가 고양이인 코믹 애니메이션 '신나는 고양이 식당' 은 호주와 일본이 공동 제작했다. 편마다 네 가지 요리가 등장하는데, 자세한 요리법이 들어 있어 아이들도 충분히 따라할 수 있다.

'아버지의 요리' 가 그리 새롭지 않게 된 요즘, '아이들의 요리' 는 또다른 큰 즐거움이 될 것이다. 여기에 머리까지 좋아진다니 금상첨화가 아닐까. 단 달걀로 부엌을 엉망으로 만들어도 내버려 두는 엄마의 인내가 필요하겠지만.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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