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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리 채널 18일 '와인의 역사' 방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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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로마 군단이 식민지를 건설한 곳엔 어김없이 드넓은 포도밭이 펼쳐져 있었다. 왜일까. 로마인들이 와인을 워낙 좋아해서다.

와인이 프랑스 혁명을 유발한 원인 중의 하나라는 사실이 믿어지는가. 1789년 바스티유 감옥 습격 사건이 일어나기 훨씬 전부터 파리 시민은 세관 건물을 불태우곤 했다. 파리로 들여오는 모든 와인에 200%나 되는 세금을 매기는 데 항의한 것이다.

웰빙 열풍에 힘입어 최근 우리 나라에서 빠르게 대중화하고 있는 와인. 역사가 7000년에 달하다 보니 그에 얽힌 이야기도 많다. 히스토리 채널은 보졸레 누보 판매가 시작되는 18일(매년 11월 셋째 주 목요일) 오전.오후 9~11시 2부작 '와인의 역사'를 방영한다.

1부에서는 고대 와인의 역사를 주로 다룬다. 고대 와인은 저장 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탓에 귀족의 전유물이었다. 이집트 왕실은 와인을 주요 수입원으로 삼기도 했다. 파라오의 무덤에는 포도주 저장실을 따로 둘 정도였다. 투탕카멘의 무덤에서도 수십 개의 와인병이 발굴됐다. 서양 의학의 아버지인 히포크라테스가 환자에게 와인을 처방했다는 기록이 있는 등 약으로 쓰이기도 했다.

이슬람권에서 와인은 '금단의 술'이다. 예언자 마호메트가 와인을 '사탄의 유혹'이라고 했기 때문. 그러나 기독교에선 달랐다. 예수가 이룬 첫번째 기적은 물을 와인으로 바꾸는 것. 최후의 만찬에서 "이 빵은 나의 살이요, 이 포도주는 나의 피"라 할 만큼 성스러운 선물로 간주됐다. 중세 수도원에서 와인 생산을 담당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 이뤄진 일이다.

2부에서는 18세기 말 프란체스코회 수도사가 캘리포니아에 들어가 시작한 포도 농사가 캘리포니아 와인 산업을 일구는 계기가 되는 등 와인이 세계로 퍼져나간 과정을 다룬다. 1860년대 포도나무 뿌리를 갉아먹는 해충, 제1차 세계 대전과 러시아 혁명, 미국 정부의 금주법 제정 등의 위기를 극복하며 오늘날에 이른 와인 산업의 역사를 그린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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