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동아시아 FTA 적극 추진해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1면

“한국·중국·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들이 역외 수출 모델에서 벗어나 역내 교역을 늘리고, 내수시장을 활성화하면 세계 최대 경제권으로 부상할 것입니다.”

조석래(효성그룹 회장·사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19일 일본 나라(奈良)에서 열린 제5회 ‘한·중·일 30인회’에서 “한·중·일 3국이 주도해 미래지향적 아시아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회장은 “글로벌 경제위기 전까지는 미국의 과잉 소비에 힘입어 전 세계가 호황을 누렸지만 이제 미국의 소비에 기댈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진단했다. 미국이 지금의 불황을 벗어난다 해도 구조적 불균형 해소를 위해 저수요·저성장을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동아시아는 한·중·일 3국과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을 합해 인구가 20억 명을 웃돌고, 국내총생산(GDP) 합계도 올해 13조 달러가 넘는다”며 “아시아가 세계경제 발전의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된 만큼 이에 상응하는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아시아의 역내 무역 규모는 유럽연합(EU)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아시아 국가들은 무역장벽을 허무는 등 무역자유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각종 규제를 없애고, 지적 자산까지도 국경을 초월해 자유롭게 이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역내 내수 진작을 위해 지식기반 서비스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무역자유화를 이루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자유무역협정(FTA)”이라며 “아시아 공동체 사이에 FTA가 마련되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EU와 더불어 세계경제의 3대 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아시아 국가들은 정치제도·문화·성장 수준에 차이가 있는 만큼 한꺼번에 공동체를 이룩하는 건 어렵다”며 “역내 선도 국가인 한·중·일이 먼저 FTA를 체결하고 나중에 다른 국가들이 합류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나라(일본)=김현기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