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방문 이총재 "성역없는 수사 배워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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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21일 부패행위조사국(CPIB)과 경제개발청.항만공사 등을 방문했다. '법대로' 이미지를 가다듬는 데 신경을 써온 李총재는 특히 부패행위조사국의 활동에 관심을 보였다.

李총재는 추아 체르 야크 조사국장에게서 "부패행위에 대해선 성역없이 철저히 조사하는 만큼 국민이나 공무원 사이에 부정을 저지르면 절대로 안된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는 설명을 듣고 "매우 인상적이다. 한국도 바로 이런 점을 배워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고 수행원들이 밝혔다.

李총재가 "아시아에서는 작은 선물을 주고받는 것을 당연시하는데 이런 정서가 선물의 뇌물성을 구별하기 어렵게 만든다" 고 말하자 추아 국장은 "중요한 것은 선물의 크기가 아니라 부패의 의도 여부" 라고 답변했다고 한다.

이에 앞서 李총재는 20일 오후 리콴유(李光耀)선임장관과 고촉통(吳作棟)총리와 만나 "아시아에서 중국의 역할이 커짐에 따라 주변국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울 가능성이 있다" 며 양국간 협력 강화를 제안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싱가포르는 경제 발전을 위해 한국 등 주변국의 국내 문제까지 조사, 분석한다" 며 "우리도 이런 것을 본받아야 하며 경제는 특히 경제 논리로 풀어가야 한다" 고 강조했다. 李총재는 2박3일간의 방문 일정을 마치고 22일 오전 귀국한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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