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망명정부 직선 총리에 린포체 선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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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인도 북부 다람살라 소재 티베트 망명 정부를 이끌어 갈 첫 직선 총리로 삼동 린포체(64.사진, 린포체=티베트 불교의 영적 지도자에 대한 존칭) 전 국회의장이 선출됐다.

티베트 망명정부 선거관리위원회는 20일 "지난 5월부터 두 차례 직접 투표를 실시한 결과 삼동 린포체 후보가 전체 3만표 가운데 84.5%를 얻어 신임 총리로 뽑혔다" 고 발표했다. 지금까진 국회가 소속 의원 가운데 각료들을 선출하면 이 각료들이 번갈아 총리직을 맡아왔다.

그러나 급진주의 단체인 티베트청년의회(TYC)에 이어 티베트인들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가 지난 8월 선거제도 개혁을 촉구한 것이 총리 직선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삼동 린포체의 당선으로 티베트 망명정부와 중국간 긴장이 고조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는 "중국 정부가 3년 안에 티베트의 진정한 자치를 위한 대화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즉각적인 독립을 위한 투쟁에 돌입할 생각" 이라고 강경 입장을 밝혔었다.

다음달 중순 공식 취임할 삼동 린포체는 독립을 위한 준비와 빈곤 극복, 티베트 언어 재정비 등의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4세 때 수도승이 된 그는 1959년 반(反)베이징(北京)봉기 당시 달라이 라마와 수백명의 티베트인들과 함께 인도로 망명했다. 이어 90년 티베트 의회 의원으로 선출됐고 이후 국회의장에 당선, 망명정부 지도자로서의 입지를 쌓아 왔다.

조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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