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설기현 챔피언스리그 첫 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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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설기현(22.벨기에 안더레흐트)이 한국 선수로는 처음 유럽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해 동점골을 터뜨리는 기염을 토했다.

설선수는 9일(한국시간) 스웨덴에서 벌어진 할름슈타트와의 2001~2002 챔피언스리그 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0 - 1로 뒤지던 후반 11분 동점골을 넣어 팀의 3-2 역전승에 기여했다. 설선수는 마크 헨드릭스의 크로스 센터링을 점프하며 머리로 받아넣어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안더레흐트는 2 - 2로 팽팽히 맞서던 후반 38분 설기현과 교체 투입된 이비차 모르나르가 결승골을 넣었다.

지난 5일 벨기에 슈퍼컵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설기현은 이날 원톱으로 기용돼 골을 뽑아냄으로써 팀내 주전 공격수로서의 입지를 튼튼히 했다.

설기현은 또한 한국선수로서는 챔피언스리그 첫 출전과 첫 골의 영광을 동시에 얻었다. 독일에서 활약하며 '갈색 폭격기' 라는 애칭을 얻은 차범근도 1980년과 88년 유럽축구연맹(UEFA)컵에서 두차례 우승을 차지했지만 챔피언스리그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아시아 선수로서 챔피언스리그에서 골을 기록한 선수는 일본의 오쿠데라 야스히코(78~79시즌 독일 FC 쾰른)와 이란의 알리 다에이(99~2000시즌 독일 헤르타 베를린)에 이어 설기현이 세번째다. 설기현과 함께 챔피언스리그 데뷔전을 치른 일본의 축구영웅 나카타 히데토시(이탈리아 파르마)는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고, 소속팀은 프랑스의 릴에 0 - 2로 패했다.

설선수는 경기가 끝난 뒤 "비가 오고 상대 수비가 거칠어 힘들었지만 한번 찾아온 기회에서 득점에 성공했고 팀이 역전승을 거둬 더욱 기뻤다" 며 "벨기에리그 때와는 다른 중압감을 느꼈으나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러 앞으로 더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고 말했다.

정영재 기자

◇ 챔피언스리그란=UEFA 소속 정상권 클럽들이 출전해 '왕중왕' 을 가리는 유럽 최고 권위의 대회다.

55년 유럽 각국 리그 우승 클럽들의 대항전인 '유럽클럽선수권대회' 가 모태가 된 챔피언스리그는 참가팀의 요건과 규모.권위에서 또 다른 클럽대항전인 UEFA컵을 능가한다.

유럽축구연맹 48개 회원국의 순위를 기준으로 국가별 출전 클럽수를 차등 배분한다. 3차에 걸친 예선을 거쳐 본선 32개팀을 가리고, 본선 1, 2차 리그를 치른 뒤 8강이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가린다. 2000~2001 대회에서는 독일의 바이에른 뮌헨이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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