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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이 징용희생 추도비 건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징용희생자 추도비 건립과 강제노역현장 보존 노력을 통해 한국인 희생자 유족들에게 사죄하렵니다. "

일본 군마(群馬)현에서 한국인 강제징용 희생자 추도비 건립을 추진하는 '군마현 평화유족회' 사무국장 나카야마 도시오(中山敏雄.58) 부부가 지난달 30일 방한했다.

1일 군마현 징용희생자 최삼봉(1911년생.전북 진안)씨의 아들을 만나는 등 당시 희생자들의 유족을 찾기 위해 입국한 것.

이들은 1998년 9월부터 '추모비 건립위원회' 를 만든 뒤 지금까지 시민 모금을 통해 5백만엔을 모았다. 모금을 마치는 내년 1월께 군마현 다가사키(高崎)시 '군마의 숲 도시공원' 에 추도비를 세울 계획이다.

도시오는 세살 때인 45년 태평양전쟁에 강제징집된 아버지를 잃었다. 그런 그는 91년 한국태평양전쟁유족회가 일본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을 접한 뒤 '가해자로서 일본인의 책임' 을 느끼고 추도비 건립을 추진하게 됐다는 것.

그는 "군마현에서만 철도.탄광.터널공사 등에서 강제노역을 당한 한국인 희생자가 6천여명이 넘는다" 며 "비참한 환경에서 숨진 이들의 원혼을 달래는 것은 일본인의 책임" 이라고 말했다.

부인 사치요(52)도 지난달 24일 일본 다가사키시 교육위에 '새일본 역사교과서' 채택 반대 신청서를 내는 등 역사왜곡 반대운동을 펼치는 시민운동가.

부부는 31일 "일본의 교과서 왜곡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며 "이런 상황일수록 양국이 감정적 대처보다는 미래지향적으로 문제해결에 노력해야 한다" 고 말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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