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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관같은 바다 속 '플라우 시부' 각광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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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사람의 흔적이 없는 오지에서 자연과 벗하며 심신의 찌든 때를 씻어낼 수 없을까.

동남아 말레이시아의 동남쪽, 남중국해에 위치한 플라우 시부.

플라우(pulau)는 말레이시아어로 '섬' 이다. 오지는 아니지만 동남아의 유명 관광지들과 달리 아직 일반인에게 알려지지 않은 외딴 섬이다.

중국 동진시대 시인 도연명이 이곳에 왔다면 '무릉도원이 예로구나' 고 감탄하며 자신만의 권태를 즐겼을 법하다.

플라우 시부는 말레이시아에서 셋째로 큰 조호루주에 속한다. 4개 섬 중 제일 큰 섬인 시부 탱가에 시부 리조트가 있다. 잠자리가 하도 많아 섬 이름도 말레이시아어로 '잠자리' 를 뜻하는 '시부(sibu)' 다.

인천국제공항에서부터 비행기.버스.여객선을 갈아타고 9시간 남짓 가야 한다는 게 흠이지만 이곳에 도착하는 순간 여행의 피로는 싹 가실 듯하다.

끝모를 에메랄드빛 바다와 눈부신 백사장, 열대식물이 우거져 고즈넉한 곳. 바위가 깎여 만들어진 바다 동굴도 많다.

4개의 시부섬은 수상스포츠의 천국이며, 수족관을 옮겨놓은 듯한 바다 속 열대어도 장관이다. 스쿠버 다이빙.스노클링.윈드서핑.세일링에서 바다 낚시까지 가능하다.

스노클링이나 스킨 스쿠버를 하며 바닷 속을 헤치고 다닐 때면 사람이 와도 아랑곳 않는 버터플라이 피쉬.엔젤 피쉬.그루퍼 등 알록달록.형형색색의 온갖 열대어를 만날 수 있다.

이쯤이면 내가 열대어인지, 열대어가 나인지 분간할 수 없는 물아일체(物我一體)의 경지에 이를 법하다. 산호초가 오랜 세월 바다 물살에 잘게 부서져 만들어진 백사장. 눈부시게 흰 모래밭을 밟는 기분도 그만이다. 이곳 최고의 명물은 '켈롱(Kelong)' 에서 하는 밤 바다낚시다. 켈롱은 바다 한가운데 세워진 통나무집 낚시터.

강태공은 낚시를 통해 세월을 낚았다지만 이곳 관광객들은 켈롱에서 잡은 돔.오징어에 환호한다.

◇ 가는 길=말레이시아의 섬이지만, 싱가포르를 통해 가는 게 빠르다. 인천공항~싱가포르 창이공항.싱가포르 뉴턴서커스(6시간)~말레이시아 탄중레만 선착장(2시간30분)~플라우 시부(30분).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 내려 뉴턴서커스 앞에 가면 말레이시아 탄중레만 선착장으로 가는 셔틀버스가 하루 두차례(오전 6시30분, 오전 9시30분) 있다.

탄중레만에서 시부까지 가는 여객선은 오전 11시, 오후 1시30분.4시30분 하루 세차례 있다. 말레이시아 관광청(02-779-4422).

플라우 시부(말레이시아)=박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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