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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 이긴'골든벨 소녀' 학비지원 밀물 온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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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 ‘골든벨 소녀’ 지관순양(中)이 7일 파주시 문산읍 운천2리 마을회관 앞에서 이재창 국회의원(右)이 지켜보는 가운데 김광선 경기도의원(左)에게 표창장을 받고 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 문턱에도 가보지 못한 역경을 딛고 고학하면서 퀴즈의 달인이 되어 골든벨을 울린 경기도 파주시 문산여고 3학년 지관순(18)양의 사연(본지 11월 8일자 12면)이 소개되자 8일 인터넷과 문산여고, 그리고 파주 지역에는 감동과 온정이 넘쳤다.

네티즌들은 중앙일보 홈페이지(www. joongang.co.kr)를 비롯, 네이버.야후.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에 '골든벨 소녀' 에 대한 찬사와 격려의 글을 앞다퉈 올렸다.

네티즌 'chamju'는 "지관순양, 훌륭해요. 강남 8학군이 아니어도 본인의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공부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 고맙네요"라고 적었다. 네티즌 'cwis77'은 "지관순양, 나는 솔직히 돈벌이가 되지 못해 사학도의 꿈을 접었는데 정말 부끄럽군요. 부디 사학도로서 조선상고사를 연구하여 우리의 역사를 바로세워 주세요"라는 말을 남겼다.

40대의 가장이라고 밝힌 네티즌은 "공부하기 싫어하는 아들에게 매우 좋은 귀감이 됐다. 어려운 역경에서도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줘 내 아들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스스로 깨닫기 바란다"고 말했다. 경기도 문산 주민이라는 네티즌은 "관순이가 어려운 환경에서 꿋꿋하게 버틸 수 있었던 건 오로지 책뿐이었다"며 "어릴 때부터 독서가 그만큼 중요한 것입니다. 여러분 책을 읽읍시다"라는 댓글을 남겼다.

감동과 사랑의 물결은 오프라인에서도 줄을 이었다. 서산장학재단(이사장 성완종.53.대아그룹 회장)은 8일 지양에게 대학 전학년 등록금을 지원하겠다고 문산여고 측에 알려왔다.

성 이사장은 가난 때문에 시골에서 초등학교 5학년만 마치고 상경, 주경야독으로 대학원까지 마치고 자수성가해 연매출 1조원대의 대아그룹을 일궜다. 그는 "역경을 딛고 서려는 젊은이들이 가난 때문에 학업의 꿈을 중도에 접는 일이 없도록 돕고 싶어 장학금을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지양이 거주하는 문산읍 운천2리 주민들은 '도전, 골든벨' 프로그램이 방영된 7일 동네잔치를 열고 지양과 가족들을 격려했다. 이 자리에서 유화선 파주시장은 지양처럼 가정형편으로 초등학교에 다니지 못해 검정고시를 통해 내년 중학교에 입학하는 여동생(12)의 중.고교 학비를 전액 지원하고 공부방도 마련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재창 한나라당 의원(파주)과 경기도의회 김광선 도의원(파주) 등은 장학금과 표창장을, 지역 주민인 박정 어학원장은 어학원을 무료로 수강할 수 있는 장학증서 등을 각각 전달했다.

지양의 담임인 김진희(33.여)씨는 "관순이가 주위의 갑작스러운 관심에 많이 놀라고 있다"면서 "역경 속에서도 열심히 공부하고 책을 읽으면 뜻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인 관순이가 한없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파주=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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