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가 전국체전에 사용할 성화(聖火)를 북한 묘향산에서 채화하기로 하고 북측과 접촉한 결과, 북측이 1백만달러 상당의 대가를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충남도 관계자는 3일 최근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민족화합협의회 때 북측 관계자를 만나 오는 10월 천안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의 묘향산 채화 문제를 협의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협의 과정에서 북측 관계자는 채화 성사를 전제로 1백만달러 상당의 지원을 요청했다" 고 밝혔다.
그는 또 "도 재정 형편상 1백만달러(13억원)를 현금으로 지급하거나 그 정도 규모의 현물을 지원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중고농기계나 의약품 등 현물을 지원하는 방안은 검토해 볼 수 있다" 며 "묘향산에서 성화채화가 성사되지 않아도 종전처럼 마니산에서 채화하면 되기 때문에 북과 무리해서 협상할 생각은 없다" 고 말했다.
충남도는 추가 논의를 위해 이달 중 2차 접촉을 북한측에 제안해 놓은 상태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3일 '기가 막혀 말문을 잃는다' 는 논평을 통해 "재정이 열악한 지방자치단체가 전시성 이벤트 행사 하나를 위해 거액을 들여 성화까지 돈으로 사겠다는 발상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고 비난했다.
대전=김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