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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의 신차 C200 엔진은 우리가 개발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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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자동차 및 산업용 엔진을 설계하고 개발까지 해 주는 종합 엔진컨설팅 업체가 국내에 생겼다. 경기도 수원시 광교의 서울대학교 융합기술원 내에 있는 ‘테너지’가 바로 그 회사다. 이 회사 최재권(55·사진) 대표는 현대차 중앙연구소 엔진개발실장 출신이다. 서울대 기계설계학과 대학원을 마치고 1984년 현대차에 입사했다. 92년 같은 학교에서 공학박사를 받았다.

그는 “전 세계 엔진컨설팅 회사는 서유럽에서 주도하고 있지만 한국의 기술인력이 뛰어나 해볼 만하다”며 “최근 현대·기아차가 세계 5위권 자동차 메이커로 성장하면서 중국·인도 등 자동차 신흥 국가에서 우리 회사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 회사는 쌍용차의 신차인 C200에 들어가는 2L 가솔린 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설계부터 생산라인 설치까지 종합 컨설팅을 한다. 이 밖에 두산인프라코어의 산업용 엔진을 개발했고, 국산 전차의 엔진을 최적화하는 컨설팅도 진행 중이다. 또 현대·기아차의 엔진 성능향상을 위해 해외 경쟁업체의 엔진 성능을 비교 분석해 주는 작업도 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모두 자체적으로 엔진 개발을 해 이런 전문 컨설팅업체가 뿌리내리지 못했다. 그러나 유럽은 자동차 업체들의 흥망성쇠가 반복되면서 엔진 개발을 용역으로 맡기는 컨설팅업체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세계 3대 엔진 개발회사로 독일 FEV, 오스트리아 AVL, 영국 리카르도가 꼽힌다. 이들 회사는 최소 1000여 명의 전문 연구원을 보유해 연간 매출 규모가 1조원이 넘는다. 세계 자동차 기술을 선도하는 벤츠·BMW 등의 신형 엔진 개발에 참가하면서 기술을 인정받고 있다.

최 대표는 “현대차가 외환위기 이후 생존을 넘어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80년대 초 당시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주도로 엔진 독자개발에 주력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기차에 대해선 “기존 내연기관과 완전히 다른 동력장치지만 배터리 효율이 떨어져 급속한 보급은 어려울 것”이라며 “앞으로 20년 정도는 직분사 가솔린과 첨단 디젤,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친환경차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인력확보를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는다. 최 대표는 “서울에 인접한 광교에 위치해 있고 현대차 수준의 급여를 제공하지만 중소기업이라는 이유로 우수 인재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외국인 채용도 고려했지만 국가 차원의 기술 유출이 될 수 있어 국내 인력을 키워 끌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1년 세계 2위 엔진개발 업체인 독일 FEV의 한국지사장으로 옮겼다가 2008년 독립했다. 지난해부터 사업이 본격화돼 현재 연구원은 40명에 이른다. 올해 5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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