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부터 ‘소금 다이어트’ 입맛 잡아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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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조영미(32·양천구 목동)씨는 요즘 생후 11개월인 아들의 이유식 때문에 고민이다. 소금을 뿌려 구운 김을 맛본 후 이유식을 먹지 않아서다. 그렇다고 이유식에 간을 하자니 짠 음식에 길들여질 것 같아 걱정이다.

< 송정 기자 / 사진=김진원 기자 >


한국인의 1일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세계보건기구(WHO) 권장량의 2배를 훌쩍 넘는다. 어린 시절부터 김치·젓갈·찌개 같은 짠 음식을 즐겨 먹기 때문이다. 매일 우리 밥상에 오르는 김치와 장류는 소금으로 절이고 담가 발효시키다 보니 자연스레 나트륨의 함량이 높을 수밖에 없다. 나트륨은 소금의 주성분으로, 과다섭취 시 고혈압·비만·골다공증 등의 원인이 된다. 어린 아이의 경우 지나친 나트륨 섭취가 칼슘 흡수를 막아 성장을 방해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싱겁게 먹는 습관이 필요하다. 특히 아이들의 입맛은 생후 8~12개월에 형성되므로 이때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이유식 요리 연구가 김명희씨는 “한 번 짠맛에 길들여지면 다음에는 더 짠맛을 찾게 된다”며 “생후 12개월까지는 이유식에 간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일반 가정에서 싱겁게 먹기를 실천하는 간단한 방법은 소금의 양을 줄이는 것이다. 뜨거울 때 간을 하면 상대적으로 싱겁게 느껴지므로 국이나 찌개는 끓인 후 먹기 직전에 간을 맞춰야 한다. 나트륨 배출을 도와주는 칼륨을 섭취하는 것도 방법이다. 칼륨이 들어있는 식재료로는 풋고추·감자·연근오렌지 등이 있다. 짠맛이 강한 식재료는 물에 담갔다가 쓴다. 국물을 낼 때는 다시마와 야채 등 천연재료를 이용한다. 나트륨의 함량을 낮춘 저염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업계에서도 ‘소금 다이어트’에 나섰다. CJ제일제당은 ‘스팸 클래식’의 고소한 맛은 유지하면서도 짠맛은 23% 줄인 ‘스팸 마일드’를 내놨다. 어린이 전용김 ‘해의자태’는 유기농 함초소금을 사용해 미네랄 성분과 칼슘 함량을 높인 반면 염도는 낮췄다. 상하의 ‘유기농 우리아이 첫 치즈’는 국내 슬라이스 치즈 가운데 나트륨 항량이 가장 낮다.

천일염을 사용한 가공식품도 선보이고 있다. 천일염은 일반 소금에 비해 염화나트륨의 비율이 낮고 미네랄이 풍부해 짠맛이 덜하다. 동원F&B ‘양반 포기김치’는 천일염을 이용해 일반 가정에서 담근 김치보다 염도를 20% 낮췄다.

[사진설명]주부 우승현(35·일산동구 마두동)씨가 딸에게 아침식사를 준비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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