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집중호우…겨우 모낸 논 물벼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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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하늘도 무심하시지…. "

오랜 가뭄 끝에 시작된 장마가 곳곳에 집중호우를 뿌려 물난리를 겪자 침수지역의 주민들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특히 25일까지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는 예보에 농민들은 "그동안 물이 없어 애를 태웠는데 이젠 물이 넘쳐 걱정" 이라며 뜬눈으로 밤을 새우는 모습이었다.

◇ 침수 피해=4천4백90㏊의 논경지가 물에 잠겨 가장 많은 피해를 본 전남 해남군 지역 농민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농민 김귀남(64.문내면)씨는 "가뭄으로 지난주에야 겨우 6천여평의 논에 모내기를 마쳤는데 집중호우로 모두 물에 잠겼다" 며 한숨을 내쉬었다.

침수피해는 해남군에 이어 ▶진도 1천1백60㏊▶영암 1천1백50㏊▶신안 9백84㏊ 등 전남 지역에 집중됐다.

농업기반공사는 해남 용정지구 등36곳을 비롯해 전국 배수펌프장 2백41곳을 가동, 물빼기 작업을 벌였다. 또 이날 오후에는 전남 영암군 학산면 독천리 오일시장 내 상가 8채가 인근 망월천 범람으로 부분 침수됐다.

낮 12시쯤에는 전남 장흥군 유치면 탐진댐 건설 현장에서 48m 높이 물막이 댐의 물이 넘쳐 저지대 주민 32명이 마을회관으로 긴급 대피하고, 인근 유치면 대리~단산리 23번 국도까지 물이 흘러 차량운행이 전면 통제됐다.

◇ 산사태=이날 오전 10시쯤 전북 남원시 대강면 사석리 야산 절개지에서 50t 가량의 돌더미가 무너져 내리는 산사태가 발생, 인근 720번 지방도의 교통이 한때 마비됐다.

또 전남 강진군 병영면 한학리 지방도로 축대 40여m가 무너져 가옥 한채가 부서졌다.

◇ 인명피해=이날 오후 4시쯤 전북 김제시 흥사동 서흥농공단지옆 논에서 잡초 제거작업을 하던 이춘실(35.여.부안군 백산면)씨가 벼락을 맞아 숨졌다.

빗길 교통사고도 잇따라 이날 오전 1시30분쯤 대구시 남구 대명9동 대구은행 대덕지점 부근 도로에서 쏘나타 승용차가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중앙선을 침범, 택시와 코란도 지프를 잇따라 들이받아 세명이 숨지고 여섯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또 이날 오후에는 전남 해남군 송지면 갈두남쪽 1마일 해상에서 목포선적 29t급 화물선 영신호가 높은 파도에 휩쓸려 침몰했으나 선원 두명은 목포해경에 의해 구조됐다.

전국부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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