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된 광명 폐광산을 동굴 테마파크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6면

경기도 광명시청에서 남쪽으로 6㎞ 정도 떨어진 가학산. 해발 220m로 가학·일직·소하동에 걸쳐 있다. 구리와 아연 매장량이 풍부해 일제 강점기인 1912년 광산으로 개발됐다. 이후 매년 3만∼7만t의 원광석을 채굴하다 72년 문을 닫은 뒤 방치되고 있다. 이 때문에 광명 폐광산으로 불리고 있다. 갱도의 길이는 7.8㎞, 폭과 높이는 각각 2.8m, 3.5m다. 지하 95m까지 갱도가 이어진다. 갱도는 여름철에도 12도를 유지한다. 갱도 곳곳에 배드민턴장 크기의 광장이 50여 곳 있다.

광명시는 2008년 12월 이곳을 가학산공원으로 만드는 방안을 추진했다. 갱도를 활용해 61만8000㎡ 규모의 동굴 체험 테마파크를 조성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그린벨트로 묶인 데다 예상 사업비가 800여억원이 드는 데 비해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사업을 접었다.

그러나 최근 경기개발연구원, 외국계 테마파크 회사 등을 중심으로 폐광산을 동굴 어드벤처 공간으로 만들자는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갱도 입구 주변에 70년대 광산 관련 시설을 볼 수 있는 전시관을 설치하고 모노레일을 타고 갱도를 둘러보는 시설을 갖춰 관광객을 끌어들이자는 것이다. 갱도 안 저수지에서 보트를 즐기고 광부 복장을 하고 채광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면 수익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광명 시민들로 구성된 ‘광명 폐광산 외자유치개발방안연구회’ 윤승모 회장은 “폐광산 일대는 폐광석 가루가 농토로 쓸려 내려온 오염지역으로 환경보전 가치가 없는 곳”이라며 “그린벨트로 묶어 오염을 방치할 것이 아니라 개발을 통해 오염 확산을 막고 지역경제에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영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