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내 매출 3배로 … 불가능 ? 지금껏 해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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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웅진그룹이 2015년까지 ‘매출 15조원, 영업이익 2조원 달성’이라는 비전을 내놓았다.

웅진그룹 윤석금(65·사진) 회장은 1일 그룹 창립 30주년을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청사진을 공개했다. 웅진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4조7458억원. 영업이익은 4417억원이다. 윤 회장은 “5년 만에 그룹 매출을 세 배로 키우는 게 불가능해 보일 수도 있지만 웅진그룹은 지금까지 그런 성장세를 이어왔다”며 “매년 30%씩만 성장하면 불가능한 수치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전략의 두 축은 해외시장과 태양광 사업이다. 현재 정수기 대여 등 국내 시장에 머물고 있는 생활환경 가전사업은 중국 등 해외시장으로 적극 진출시킬 계획이다. 태양광 사업 부문에서는 내년까지 3000억원을 들여 태양광 잉곳(주형)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태양광 웨이퍼 등 관련 장비를 만드는 웅진에너지는 올해 안에 기업공개(IPO)를 마치고 연구개발(R&D) 투자 자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교육출판업체인 웅진씽크빅은 e북 등 디지털 콘텐트 사업을 강화해 디지털콘텐트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방침이다.

활발한 인수합병으로 그룹이 커왔던 만큼 계열사 간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한 조직 개편도 과제다. 특히 태양광이나 물처리 사업은 계열사 간 정보를 공유해야 매출과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의 기획조정실 기능을 강화해 그룹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도록 했다.

윤 회장은 “당분간 새로운 사업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 인수합병을 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웅진그룹은 2000년대 중반부터 공격적인 인수합병으로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다. 그룹 관계자는 “물처리 사업과 중국 화장품 시장 진출 등이 좀 더 안정될 때까지 숨을 고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웅진그룹은 1980년 당시 백과사전 영업사원 출신인 윤 회장이 7명의 직원과 자본금 7000만원으로 세운 웅진출판을 모태로 한다. 교육출판과 식품, 생활가전 분야 등에서 성장을 이어가며 현재는 15개 계열사에 4만7000명의 임직원을 거느린 재계 34위(자산기준·공기업 제외) 기업이 됐다. 창업 당시 1억8300만원이던 매출은 2만6000배나 커졌다.

윤 회장은 “4대째 농사만 짓는 집안에서 태어나 이만한 회사를 일굴 때까지 참 신나게 일했다”며 30년의 소회를 밝혔다. “지금 나한테는 회사의 크고 작음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웅진을 젊은이들이 일하고 싶어하는 기업 1위로 만드는 것이 내 꿈이다.”

윤 회장은 재계에서 ‘승부사’로 통한다. 공격적인 영업과 발상을 뒤집는 아이디어 때문이다. 84년 발간한 학습지 ‘웅진아이큐’는 발간 1년 만에 42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정수기 렌털을 시작해 7년 만에 웅진코웨이의 매출을 10배 이상 끌어올렸다. 어려움도 있었다. 윤 회장은 “그룹 주력회사인 웅진코웨이는 두 번이나 망했었고, 웅진식품도 금융위기로 망할 뻔한 어려움을 겪었다”며 “최근 인수한 극동건설도 위기를 겪다가 올 들어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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