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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TV에 비친 아줌마 이미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얼마 전 TV 개그프로그램에 유명 연예인이 나와 화장품 얘기를 하다 "아줌마들, 제발 샘플만 쓰지 마시고 사서 쓰세요. 사서" 라고 말했다.

아마 그 연예인이 화장품 광고를 찍다가 "아줌마들은 샘플만 쓰고 구매는 안 해 매출에 도움이 안 된다" 는 얘기를 들은 모양이었다. 아줌마 이미지가 구차하고 뻔뻔스러운 것으로 변색되는 것 같아 화가 났다.

아줌마들이 화장품 살 줄 몰라서 안 사는 게 아니다. 결혼해 남편이 벌어오는 귀한 돈으로 남편 기 살리려고 좋은 향수 사주고 예쁜 딸에게는 유명 화장품 사주다 보니 정작 자신에게는 싸구려 화장품조차 아까운 것이다. 그래도 화장품을 조금은 발라야 되겠기에 샘플을 얻어 쓰는 것이다.

한 TV 프로그램에선 몸빼 바지에 운동복을 입은 40대 아줌마가 가장 주책없다고 했지만 우리의 훌륭하고 희생적인 아줌마들을 우스갯거리로 만든 것 같아 마음이 괴롭다. 그래도 나는 아줌마가 된 것이 자랑스럽다. 나의 모든 것을 내주고 모양도 우스워졌지만 마음은 부자니까.

오숙경.안양시 동안구 평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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